
미국은 뮌헨안보회의 계기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이어진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 기조와 방위 공약 등에서 전임 바이든 정부와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한국 측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만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협력을 약속했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 이 목표는 이후 이어진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도 문서로 공식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칭하면서 비핵화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미 공동의 목표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미국 측이 몇 번이나 강조했다면서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한미가 향후 대북 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하기로 한 것은 결과적으로 미국이 트럼프 2기 대북 정책의 틀을 짜는 데 있어 한국 입장을 고려하겠다고 약속한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건너뛰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거래하는 것 아니냐는 '패싱'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냈다고도 볼 수 있다.
미측은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핵 역량을 포함한 필적할 수 없는 미국의 군사력으로 뒷받침되는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철통같음을 재강조했다"고 밝혔다.
'필적할 수 없는 미국의 군사력'이라는 외교 성명에서는 이례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동맹을 안심시킨 것이다.
조 장관도 같은날 저녁 패널 토론에서 "미국은 한국의 대체할 수 없는 동맹"이라며 "미국의 흔들림 없고 강력한 동맹 공약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한미동맹에 '무한 신뢰'를 보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