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투자확대 가능성…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여부 협상카드 될 수도
현대차그룹, 현지 기업과 기술협력…조선업계는 美 정부로부터 러브콜
현대차그룹, 현지 기업과 기술협력…조선업계는 美 정부로부터 러브콜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이날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의 주요 내용과 우리의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국내 시장 규모 한계로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 정책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레버리지가 부재하다”면서 “대미 수출시장 내 핵심 사업군에서 타국가 대비 유리한 경쟁 조건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업계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미국 내 투자 확대라고 보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미국 내 투자 확대로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TSMC의 사례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텍사스주와 인디애나주에 170억 달러, 39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할 예정이다.
칩스법에 따라 바이든 정부에서 삼성전자는 약 48억 달러, SK하이닉스는 4.6억 달러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 지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보조금 지급을 유예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보조금 철회를 막기 위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동차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을 운영 중으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본격 가동이 시작됐다. 지난해 9월 GM과 △차량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기술 공동 개발 등 다방면에서 협력하기로 발표한 사례는 선례가 될 수 있다.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조선업계는 오히려 미국이 ‘거래’를 원하고 있다. 미국의 조선업 기반이 약한 탓에 중국 조선업을 견제하려면 동맹국 가운데 조선업 기술이 우수한 한국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우선주의 현상은 바이든과 트럼프뿐만 아니라 차기 행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부활에 기여한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한 협상 전략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짜야 한다”면서 “생산기지 이전이나 신규 공장 투자 같은 해외직접투자로 한국이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협상 카드로 내밀고, 보편·상호 관세 유예나 무관세 쿼터제 등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장용석·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