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증시, '트럼프 기대'가 '트럼프 우려'로...'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악재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증시, '트럼프 기대'가 '트럼프 우려'로...'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악재

유럽·중국 등 주요국 증시에 밀려...범유럽 STOXX600지수는 올해 9%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는 등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이것이 뉴욕 증시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는 등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나 이것이 뉴욕 증시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미국 증시에는 ‘악재’로, 글로벌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2일(현지시각)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구호가 미 증시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유럽을 비롯해 다른 나라 증시가 뉴욕 증시에 비해 월등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인 S&P500 지수는 올해 1, 2월에 2.2%가량 올랐다.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의 올해 성적도 이와 비슷하다. 현재의 시황이 이어지면 올해도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는 강한 오르세로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증시 성적은 올해 미국보다 훨씬 더 좋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지수(선진국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에도 불구 올해 3.6%가 올랐다. 이 매체는 “지난해 11월 5일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부터 따지면 미국 증시에 다른 주요국 증시보다 성적이 좋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증시는 ‘유사 골디락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올해 들어 거의 10%가 올라 사상 최고가에 육박했다. STOXX600지수는 21일 전장보다 2.84포인트(0.52%) 상승한 553.85에 마쳤다. 이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0.2% 상승해 9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최장기다. STOXX600지수는 지난주에 550포인트 선을 넘어섰다. 이로써 지난해 주식 전략가들의 올해 말 STOXX600지수 예측치 중간값 540포인트를 웃돌았다.
유럽 경제가 미국에 비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전 종전 가능성 등에 대한 기대 등이 호재가 되고 있다. 또 유럽 국가들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 비해 대미 무역 의존도가 더 낮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위협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유럽 증시의 연초 성적이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좋았으며, 미국 주식에 비해서도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UBS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재정정책이 완화되며 기업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며 유럽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5% 올라 전 세계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국 본토의 CSI 300 지수는 3% 올랐다. 일본의 종합주가지수는 2% 상승했다.

모건스탠리중국 주식 투자권고하면서 MSCI 중국 지수의 연말 목표가를 기존보다 22% 높였다. 골드만삭스도, MSCI 중국 지수의 목표가를 높였고 JP모건체이스, UBS도 중국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MSCI의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17일에 0.5% 상승 3개월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딥시크 열풍으로 중국 증시가 연일 랠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규제 혁신 기대 등 ‘트럼프 효과’가 관세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상승과 금리 동결 장기화 등 ‘트럼프 우려’로 바뀌면서 21일(현지 각) 나스닥이 2.20% 급락하는 등 3대지 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는 1.69%, S&P500은 1.71%, 나스닥은 2.20% 각각 하락했다. 이 낙폭은 올해 들어 최대다.

미시간대가 실시하는 소비자 심리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4.3%를 기록전월의 3.3%에서 대폭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트럼프 관세 전쟁이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미국의 소비자들이 우려한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를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2월 들어 급락하며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