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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치 혼란 속 한국 기업들, 트럼프 관세 공세에 ‘독자 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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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치 혼란 속 한국 기업들, 트럼프 관세 공세에 ‘독자 대응’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관세 장벽 높이기 공세에 맞서기 위해 한국 주요 기업들이 독자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비상계엄을 시도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과 내란혐의 수사로 인한 한국의 극심한 정치적 혼란으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직접 미국 정부와 접촉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 정치 혼란 속 기업들 “정부 대응 미흡”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대기업들은 현재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며 미국과 직접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하지 못했다. 최 대행은 최근 국회에 나와 한 발언에서 "대행 체제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해 한 대기업 임원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정부와 협의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로비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직접 대미 로비에 나선 한국 기업들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미국 정부와 직접 협상하기 위해 활발한 로비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한국 기업들에게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관세 혜택을 요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신공장의 개소식을 계획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이 행사에 초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조지아 신공장은 미국 내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강화할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관세 문제에 있어서도 협상의 여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미국 고위 외교관 출신의 성 김을 글로벌 대외협력 총괄 사장으로 임명하며 대미 로비를 강화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미국 내 공장 증설 및 신설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장벽을 줄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 확대는 관세 회피뿐 아니라 현지 고용 창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산업부 장관 방미…철강 관세 면제 논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철강 관세 면제 문제를 포함한 통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철강 협상에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면제를 재차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방미 일정에는 에너지, 조선업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철강업계는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적용된 철강 관세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며 이번 협상을 통해 일정 부분 완화된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일정량의 철강 수출 쿼터를 확보했으나 이번에는 보다 광범위한 면제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 “리더십 부재, 협상에 악영향”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리더십 공백이 미국과의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한미관계 전문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한국과 미국의 정상 간 직접적인 소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협상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들이 미국 정부와 개별적으로 협상하면 통일된 전략이 부족해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가 다음달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60일 이내에 새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외교 및 통상 전략에 상당한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기업들, 미국 내 공장 신설과 정치적 로비 강화


업계는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내 투자 확대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고용해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 간의 공식적인 외교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불리한 조건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