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에서 점차 발을 빼면서 월가의 자금 흐름이 금융·헬스케어·금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테슬라 등 7대 대형 기술주를 아우르는 ‘블룸버그 매그니피센트 7 지수’가 지난해 12월 정점 대비 약 10%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이들 기업 중에서도 테슬라의 낙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미 정부효율부 수장이 이끄는 테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직후 급등했으나 이후 매출 둔화와 경쟁 심화로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MS와 알파벳도 큰 타격을 입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각각 수천억 달러씩 줄어들었다.
반면 메타는 매그니피센트 7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메타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1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3200억 달러(약 427조 원) 증가했다. 이는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빅테크 중심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월가에서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빅테크에서 벗어나 금융, 헬스케어, 유럽 주식, 금, 중소형 기술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달 3일까지 한 주 동안 미국 은행주에 20억 달러(약 2조6700억 원)가 유입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주간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비상장 기술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FT는 “앤트로픽, 코어위브, 데이터브릭, 오픈AI, 퍼플렉시티, 스케일AI, xAI 등 7개 기업이 ‘비상장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업 가치가 40%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편, JP모건은 “빠른 AI 도입과 기술 장벽 약화로 인해 기존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기술 혁신의 최대 수혜자는 기존 대기업이 아니라 신생 기업이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