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수수 등 농산물 수출 확대 노린다..."미국 대체 가능성"
전문가들 "단기 이익만 쫓다 장기적 위험 초래할 수도"
전문가들 "단기 이익만 쫓다 장기적 위험 초래할 수도"

중국은 수십 년간 브라질산 대두를 대량 구매해왔으나, 이제 브라질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지배해온 옥수수와 수수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간 협정을 통해 중국에 옥수수와 수수를 수출할 수 있는 승인을 획득했다.
브라질 농업부 고위 관계자는 "이 시장은 미국이 지배해왔으며 연간 최소 60억 달러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며 "우리는 농민들에게 생산 확대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옥수수 및 수수 생산자 협회(아브라밀류) 파울로 베르톨리니 회장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자들이 오는 5월 브라질의 주요 수수 생산 지역을 방문해 농장과 가공 시설을 조사할 예정이다. 베르톨리니 회장은 "중국의 승인으로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다음 수확기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미국산 수수에 대한 중국의 10% 관세 보복 조치는 중국 수입업자들의 관심을 브라질로 돌릴 수 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수수 공급량의 83%를 주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브라질은 현재 연간 4000만~5000만 톤의 수수를 생산하고 있지만, 항만 우선순위 문제와 1억2000만 톤 이상의 저장 시설 부족 등 물류 장애물로 인해 생산량이 제한되어 있다. 베르톨리니 회장은 "농부들이 작물 전환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보장된 수요와 시장 유동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형 농업 기업 코프코(Cofco) 같은 주요 구매자가 충분한 가격 보장을 제공한다면, 브라질의 수수 생산량이 2년 이내에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베르톨리니 회장은 예상했다.
이러한 브라질의 기회는 미국 농업계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대두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좌절감"을 표명하며 "브라질 등 외국 대두 생산자들은 올해 풍부한 수확을 기대하고 있으며 미·중 무역 전쟁 재개로 인한 모든 수요를 충족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미국의 무역 정책으로 인한 단기적 이득에만 집중한다면 장기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브라질 농업부 전 중국 담당 특별 보좌관 라리사 바흐홀츠는 "중국 시장 개방은 확실히 수수 생산 투자를 늘리는 원동력이지만, 중국과 미국이 이견을 해결하면 브라질 생산자들은 좌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흐홀츠는 2018~2019년 첫 미-중 무역 갈등 당시 브라질이 중국에 대한 돼지고기 수출을 크게 늘렸지만, 중국이 국내 돼지 사육을 재건한 후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사례를 언급했다. 옥수수와 수수 생산이 너무 빠르게 확대될 경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바흐홀츠는 트럼프가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 급증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경우의 정치적 반향도 우려했다. "베이징으로부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처럼 브라질은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기회의 창을 활용하려 하고 있지만, 시장 다변화와 장기적 전략 없이는 오히려 취약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라질 농업계는 중국의 안정적인 수요 보장과 물류 인프라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만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