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새롭게 게시된 기술직 구인공고 중 24%가 AI 관련 직무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메릴랜드대학과 구인 데이터 업체 링크업의 공동 조사 결과를 인용해 10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금융·제조·전문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I를 활용한 업무 수행 능력을 요구하는 기술직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AI에 집중 투자하는 IT 부문에서는 올해 1월 신규 기술직 채용공고의 36%가 AI 관련 직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및 보험업, 전문 서비스업(컨설팅 포함)에서도 AI 모델 개발 또는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직무가 증가하고 있다.
◇ AI, 전 산업군으로 확산
AI 채용 시장의 분기점은 지난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출시로 평가된다. 애닐 K 굽타 메릴랜드대 교수는 “챗GPT 출시는 AI의 강력한 생산성 효과를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계기로 AI 기술의 산업 확산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기술직 비중이 낮은 산업군에서도 AI 활용이 늘고 있다. 소매업체는 매장 레이아웃 최적화를 위한 데이터 과학자를 모집하고 공공시설 업체는 산불 위험 평가를 위해 AI 분석 전문가를 찾는 식이다. 심지어 제약업체도 AI 기반 계산화학 전문가를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료 및 행정지원업에서도 AI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업계의 경우 전체 채용공고 중 기술직 비율은 적지만 기술직 공고 중 AI 관련 직무의 비율은 몇 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AI 전문가 몸값 상승…'고용 안정성'도 강점
AI 관련 채용공고는 전체 채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낮지만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지난 2022년 4분기 챗GPT가 출시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AI 직무 채용공고는 68%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기술직 채용공고 전체는 27% 감소했다.
AI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는 다른 기술직보다 높은 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크고 고용 안정성도 높다. 인력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컨설팅 업체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의 앤디 챌린저 부사장은 “우리의 지원 프로그램에 AI 최전선 인재가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며 “기업들이 AI 전문가를 놓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기술직 채용공고 전체에서 AI 직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1월 기준 5.4%였으며 전체 채용 시장에서는 1.3%를 기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