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철강시장 위기 대응 차원
노사 임금협상 난항 부담도
노사 임금협상 난항 부담도

현대제철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전 임원의 급여를 2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임원 급여 삭감 뿐만 아니라 해외 출장 최소화를 비롯한 비용 절감도 진행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국내외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이처럼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경기 악화에 대응해 최근 포항 2공장을 축소 가동하고 있다. 이날까지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당진·인천공장 전환배치를 신청받는다. 아울러 최근 중국과 일본의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데 대응해 후판·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도 진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부터 한국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점도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경영 실적 악화에도 기본급 450%에 1000만원을 더한 성과금 지급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추가 성과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13일 교섭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교섭이 결렬됐다. 현대제철은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