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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조선업계, 미 해군 선박 수리하며 새 시장 진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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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조선업계, 미 해군 선박 수리하며 새 시장 진출 모색"



지난해 9월 미 해군의 화물탄약 보급함인 USNS 월리 시라함이 정비와 점검을 위해 경남 거제에 위치한 한화오션 조선소에 입항해 정박해 있다.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9월 미 해군의 화물탄약 보급함인 USNS 월리 시라함이 정비와 점검을 위해 경남 거제에 위치한 한화오션 조선소에 입항해 정박해 있다. 사진=한화오션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 해군의 함정 수리 및 건조 사업에 참여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해군으로부터 수리 및 정비(MRO) 계약을 수주해 미 해군 화물 및 탄약 수송선인 USNS 월리 시라를 수리했다.
한화오션의 MRO 팀장은 "15년의 수명을 남겨둔 선박이었지만 우리의 수리를 통해 추가로 30년을 운항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MRO 팀은 선박의 정기적인 검사 및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고장이나 손상된 부품의 교체 및 수리 작업을 하는 부서다.

이같은 계약은 한국 조선업체가 미 해군의 선박 수리에 참여한 첫 사례로 미국 정부가 아시아 동맹국들의 조선 기술을 활용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FT는 전했다.

미국은 현재 자국의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목표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조선 능력은 총 10만 톤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2300만 톤 이상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 미국 조선소에서는 5척의 선박이 건조 중인 반면, 중국은 1749척을 건조 중이다.

FT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체들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내 MRO 및 선박 건조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또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은 미국의 요청에 대비해 해군 선박의 수리 및 정비를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협력은 미국의 기술력, 한국과 일본의 산업 역량, 필리핀의 노동력을 결합해 중국과 경쟁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고 FT는 전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피터 리 연구원은 "이러한 협력은 중국이 이미 갖추고 있는 역량을 동맹국들이 함께 구축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