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테슬라 중고차 가격 ‘폭락’…머스크 정치 행보에 소비자 외면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테슬라 중고차 가격 ‘폭락’…머스크 정치 행보에 소비자 외면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의 광폭 행보 속에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각) 뉴스위크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 소유주들이 차량을 대거 매각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중고 테슬라, 3년 만에 반값…“브랜드 가치 하락”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카구루스에 따르면 현재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중고 테슬라의 가격도 급격히 하락해 현재 평균 3만달러(약 44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같은 연식·등급의 다른 전기차보다 1만달러(약 15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불과 3년 전인 지난 2022년 중고 테슬라의 평균 가격은 7만달러(약 1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가 이럴 줄 몰랐다”…테슬라 처분 러시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도 테슬라를 처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 테슬라 소유주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테슬라 모델3를 구입했지만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를 보고 BMW로 바꿨다"고 밝혔다.

아우디 샌프란시스코 지점의 앤디 핸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테슬라를 매각하려는 고객이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매장에서는 매주 5대 이상의 테슬라가 트레이드인(차량 교환)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럽서도 ‘탈(脫) 테슬라’ 확산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따른 테슬라 기피 현상은 미국을 넘어 유럽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주요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차량 등록 대수가 1년 새 40% 이상 줄어들었으며 스페인에서는 75% 급감했다.

독일에서는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손 동작이 나치 경례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반(反)테슬라 시위가 벌어졌다. 한 독일 공장 벽에는 "하일 테슬라(Heil Tesla)"라는 문구가 프로젝션으로 투사되기도 했다.

네덜란드 시장조사 업체 에엔판다흐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지 테슬라 소유주의 30%가 차량을 처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머스크의 개인적 행보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한 응답자는 "머스크가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그가 지금처럼 행동할 줄 알았더라면 테슬라를 절대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트럼프 강경 대응 예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머스크는 정치적 입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X에 올린 글에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공격을 하다니 안쓰럽다"며 "급진 좌파들은 하마스를 찬양하다가 나를 나치라고 부를 시간을 겨우 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테슬라를 향한 공격을 강하게 비판하며 "테슬라를 겨냥한 폭력 행위를 테러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는 미국을 대표하는 위대한 기업이며 머스크는 우리가 존중해야 할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