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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맹국들, 美 F-35 도입 재검토…“미국 신뢰성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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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맹국들, 美 F-35 도입 재검토…“미국 신뢰성 흔들려”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 사진=로이터
캐나다와 포르투갈이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재검토하며 유럽산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 공약을 약화시키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미국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각) 포춘에 따르면 캐나다는 지난 2023년 체결한 88대의 F-35 전투기 도입 계약에 대해 재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13억 달러(약 1조9000억 원) 규모다.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캐나다 C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전투기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며 “특히 캐나다에서 조립 가능성이 있는 전투기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심지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폭탄 발언을 내놓은 이후 본격화됐다. 캐나다 정부 대변인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F-35 계약이 취소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계약 조건이 캐나다와 캐나다군에 최선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역시 F-35 도입을 신중하게 재검토 중이다. 포르투갈 공군은 F-35를 추천했지만 누누 멜루 국방부 장관은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의 나토 내 입장과 국제적 전략 변화를 감안해야 한다”며 “동맹국의 예측 가능성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태도 변화가 전투기 운용과 유지보수 지원, 부품 접근성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르투갈 국방부는 아직 F-35 도입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산 대안을 포함한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을 문제 삼으며 미국의 방위 공약을 재검토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최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원국들이 돈을 내지 않는다면 방어해 줄 이유가 없다”며 나토의 집단 방위 원칙(5조 조항)에 대한 이견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연합(EU)은 미국 없이 독자적인 방위 태세를 구축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대한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서 유럽 내 안보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편, F-35는 미국 국방부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무기 사업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F-35를 비판하며 무인 항공기(드론)보다 열등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은 포춘과 인터뷰에서 “F-35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전투기이며 21세기 안보와 동맹 억지력의 핵심”이라며 신뢰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포춘에 따르면 미국의 외교 정책 변화로 인해 동맹국들은 전투기 구매 전략을 다시 고려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나토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