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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기업가, 트럼프 관세 속 기회 포착... 공급망 다변화 및 역내 협력 강화 필요

베트남, 인도 등 대체 시장 부상...불확실성 속 아시아 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
지식 공유 및 인력 강점 활용, 기술 허브로서의 아시아 부상
베트남 하이퐁 지방의 빈패스트 자동차 공장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하이퐁 지방의 빈패스트 자동차 공장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가속화된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도 아시아 기업가들은 공급망 다각화와 지역 내 협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적 기조가 강화되자 글로벌 기업의 32%가 이미 이중 공급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18일(현지 시각)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원투원홀딩스의 나카무라 신이치로 사장은 "최신 정책 변화에 무릎 꿇는 반응을 보이기보다 '침착함을 유지하고 계속'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시아 기업가들이 현재 전략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제조업체들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베트남은 '공급망 안전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본 제조업체들은 인도의 거대한 인재 풀과 아라비아만 내 발판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인도 기업과의 무역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무역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아시아 역내 무역은 연간 4000억 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무역 회랑 중 10개가 아시아에 위치해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수출을 집중하던 기업들이 전략을 재고해야 함을 시사한다.
나카무라 사장은 "미국과 중국 내에 대부분의 시장 수출을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이 가장 취약하다"며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와 같은 국가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과 동시에 다른 지역과의 무역 관계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아시아 기업가들의 공급망 활동 확대에 적합한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은 철강산업이 주로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구조로 인해 무역 불확실성에 취약하다는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준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역내 및 지역 간 무역 동맹을 구축해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아시아 기업가들은 시장 입지를 다각화할 때 태국과 같은 "미국 친화적인" 지역 내 공급업체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반면,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한 캐나다와 멕시코 같은 지역에서는 활동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시아 기업들의 강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는 오랫동안 제조업의 선두 주자였으며, 이는 저렴한 노동력과 철광석·코발트·니켈과 같은 원자재에 대한 접근성 덕분이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물리적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지식 공유를 기반으로 한 동맹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조직은 (현지 규정에 따라)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다른 지역의 기업과 공유해야 한다"고 나카무라 사장은 강조했다. 이러한 정보 공유 접근법은 아시아 기업을 전문 분야의 지식 선구자로 차별화할 뿐만 아니라 조직 간 신뢰와 협업을 강화한다.

아시아는 기술과 인공지능(AI)의 허브로도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지식재산권 특허의 대다수가 이 지역에서 출원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들은 서구보다 8~12년 앞서 기술을 채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경우 평생 고용 문화로 인해 직원 교육, 특히 기술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고, 그 결과 고도로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강점을 활용해 다른 국가나 지역의 담당자와 경험적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형 교육(Education as a Service)을 제공하는 것은 전략적 리더십과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역할을 위해 직원의 역량을 향상하려는 새로운 시장의 기업에 유용하다.

"지식과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은 아시아 기업가들이 지속적인 난기류를 헤쳐나가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조합"이라고 나카무라 사장은 말했다. 이러한 고유한 강점은 해외 및 업계 전반에 걸쳐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가 가져온 불확실성 속에서도 아시아 기업가들은 공급망 다각화, 역내 협력 강화, 기술과 지식의 활용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를 지원하고 탄력적이고 강화된 공급망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가오는 불확실성의 폭풍을 견뎌내는 협업 접근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