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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랑스에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모든 이해관계자' 참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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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랑스에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모든 이해관계자' 참여 촉구

왕이 외교부장-프랑스 외교고문 통화서 '단극 헤게모니' 비판하며 협력 약속
트럼프-푸틴 휴전 합의에 배제된 유럽 우려 속 중국의 중재자 역할 강화 움직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사진=로이터
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프랑스와의 협력을 통해 "단극 헤게모니"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19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외교 고문인 에마뉘엘 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부분적 휴전에 합의한 바로 그날 이뤄졌다.

왕 부장은 "중국은 처음부터 대화와 협상을 통한 위기 해결을 주장해왔으며 휴전을 위한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며 "이 절차는 관련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고, 제3자에 의해 강요되어서는 안 되며, 어느 한 국가의 이익에만 기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모든 관련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적이며 구속력 있는 평화 협정의 달성을 지지하며, 모든 당사자와 이해관계자가 적절한 시기에 평화 회담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한 달간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집중적인 외교를 벌이며 3년간 지속된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점령지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푸틴과 트럼프의 화해는 자신들이 유럽 대륙의 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는 협상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유럽 국가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평화 과정에서 유럽의 역할을 옹호해 왔으며, 많은 분석가들은 이를 통해 중국이 대서양 횡단 동맹이 분열된 가운데 유럽 대륙과의 관계를 개선할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본 고문은 왕 부장에게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으며, 중국이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평화 협정에 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 중재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유럽에 특사를 파견하고 남반구 국가들과 협력하며 국제무대에서 평화 회담을 촉진해왔다. 그러나 이런 평화 노력은 러시아와의 강한 유대 관계로 인해 서방의 회의론에 자주 부딪혀왔다.

한편, 왕 부장은 통화에서 미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으로 "단극 헤게모니"를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프랑스와 긴밀한 고위급 교류를 유지할 용의가 있다. 한 나라의 사리사욕을 모든 국가의 공통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것을 거부하고, 세계가 정글의 법칙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유럽연합의 관계는 무역 분쟁으로 긴장 상태에 빠져 있다. EU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프랑스산 브랜디 등 다양한 EU 제품에 대한 무역 조사로 보복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EU와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협의를 촉구했고, 본 고문은 프랑스가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 반대하며 중국과의 경제·무역 마찰을 적절히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

EU와 프랑스는 현재 무역 분쟁을 놓고 중국과 협상 중이며,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위협을 가하자 중국과의 무역 긴장에 대한 어조를 완화한 바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은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아 고위급 회담을 계획하고 있으며, 파이낸셜 타임즈는 리창 중국 총리가 올해 말 브뤼셀을 방문해 폰데어라이엔과 안토니오 코스타 EU 이사회 의장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도 올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