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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수입 쿼터 15% 축소 추진…트럼프 관세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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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수입 쿼터 15% 축소 추진…트럼프 관세 여파



지난 2023년 11월 16일(현지시각) 독일 뒤스부르크에 위치한 티센크루프 제철소에서 열 보호 장비를 착용한 작업자가 하루 1만2000톤의 원철을 생산하는 유럽 최대 용광로에서 원철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11월 16일(현지시각) 독일 뒤스부르크에 위치한 티센크루프 제철소에서 열 보호 장비를 착용한 작업자가 하루 1만2000톤의 원철을 생산하는 유럽 최대 용광로에서 원철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로 인한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철강 수입 쿼터를 약 15% 축소할 계획이다.

이는 값싼 철강이 유럽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EU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철강 수입 관세 부과 이후 캐나다, 인도, 중국 등의 철강 업체들이 유럽으로 물량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 수입량 제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스테판 세주른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가운데 모든 국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EU만이 유일하게 산업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의 철강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시장의 매력이 감소하면서 주요 철강 생산국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내 2위 철강 제조사인 티센크루프는 “미국이 지난해 약 2300만톤의 철강을 수입했다”면서 “이 물량이 관세로 인해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같은 전망 속에서 아르셀로미탈 등 유럽 주요 철강 업체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WTO 규정상 내년 6월 30일 이후로는 현행 수입 제한 조치를 연장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3분기 중 새로운 무역 방어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세주른 부위원장은 “새로운 방어 조치는 현재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EU는 공공 조달 규정을 개정해 유럽산 철강을 우대하고 '용해 및 주조' 규정을 도입해 최소한의 가공만 거쳐 원산지를 변경하는 행위를 방지할 계획이다.

세주른 부위원장은 “우리는 과거 러시아산 가스 문제로 큰 혼란을 겪었다. 같은 일이 철강 산업에서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유럽 내 철강 생산과 재활용을 강화해야 한다. 철강 없이는 방위 산업도, 자동차 산업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