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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창 총리, 무역기업에 "폭풍에 대비하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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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창 총리, 무역기업에 "폭풍에 대비하라" 지시

미국 관세 인상 위협 속 "복잡하고 심각한" 무역 환경 대응 촉구
민간 부문 지원 확대 약속... "더 강력한 정책 지원과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 제공
리창(李强) 중국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창(李强) 중국 총리. 사진=로이터
리창(Li Qiang) 중국 총리가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외부 도전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대외무역 기업들에 "폭풍에 대처하는 능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2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리 총리는 최근 남동부 푸젠성 시찰 기간 중 기업 대표들과의 심포지엄에서 "현재의 대외 무역 상황은 복잡하고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개방에 전념해야 하며, 단결하고 함께 도전에 맞서 폭풍에 대처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시장을 다각화하고, 무역 채널을 혁신하며,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무역의 통합을 가속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무역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세계 2위 경제대국의 핵심 성장 동력인 중국 수출이 압박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리 총리는 심포지엄에서 민간 기업이 중국의 대외무역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각급 정부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민간 기업 심포지엄의 정신을 이행하여 더 강력한 정책 지원과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간기업가들이 "승리를 위한 노력" 정신을 수용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달 시진핑(Xi Jinping) 국가주석이 재계 총수들과 가진 고위급 심포지엄 이후, 연례 "양회"에서 발표된 정부 업무 보고서를 포함해 민간 경제에 대한 지원 약속을 강화했다. 이는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푸젠성 방문 중 리 총리는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제조업체인 안타 스포츠(Anta Sports), 타이쿠(샤먼) 항공기 엔지니어링 회사(Taikoo (Xiamen) Aircraft Engineering Company), 셀카 앱 운영업체 메이투(Meitu) 등 유명 기업들을 시찰했다.

고대 항구 도시 취안저우에서는 변화하는 외부 여건 속에서 안타 스포츠에 "연구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브랜드를 강화하며, 더 나은 제품으로 시장의 호응을 얻을 것"을 촉구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 동안 중국의 수출성장률은 작년 말에 비해, 둔화되었다. 당시 중국 공장들은 트럼프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 전에 선적을 앞당겼었다. 1월과 2월에는 중국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리 총리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면서 해외 무역 기업들이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동질적이고 저렴한 가격 경쟁의 형태로 나타나는 무질서한 경쟁"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안저우의 진장 항만을 방문하는 동안에는 대외 무역 기업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 향상된 전체 체인 서비스, 간소화된 규정, 더 큰 통관 효율성을 촉구했다.

샤먼에 위치한 타이쿠(샤먼) 항공기 엔지니어링 사업부를 시찰한 리 총리는 중국이 서비스 부문을 더욱 개방하고, 높은 수준의 국제 무역 규칙을 준수하며, 자유 무역 지대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외국 기업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리 총리의 발언과 현장 방문은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외무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위기대응 능력 향상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인상 위협에 대응해 수출 기업들의 시장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독려하는 한편, 민간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내수 시장 활성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리 총리가 "동질적이고 저렴한 가격 경쟁"을 경계하도록 한 것은 중국 기업들이 단순히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기보다는 혁신과 품질 향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 유치와 비즈니스 환경 개선 노력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국제 경제 질서 속에서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중국 무역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인상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 수출 기업들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이어진다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