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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업계, 자국산 AI '딥시크' 탑재 경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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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업계, 자국산 AI '딥시크' 탑재 경쟁 나서

둥펑, GAC, BYD 등 주요 업체들, 온보드 어시스턴트에 중국 AI 모델 적극 도입
"일부 고객들은 딥시크를 위해 대리점 방문"... 외국 합작 브랜드도 잇따라 채택
둥펑자동차의 Voyah Free 전기 자동차(EV).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둥펑자동차의 Voyah Free 전기 자동차(EV).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AI 기능을 자사 모델에 적극 통합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국영 기업인 둥펑 자동차 그룹(Dongfeng Motor Group)은 신에너지 차량 브랜드 보야(Voyah)의 지인(Zhiyin) SUV에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딥시크의 R1 인공지능 모델 탑재를 시작했다. 회사는 4월부터 M-Hero 917 SUV 및 기타 차량으로 업데이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둥펑에 따르면, 탑재된 AI 비서는 자연스러운 인간 대화에 더 가깝게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다. 또한 차량 내외부 센서에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상황을 파악하고 운전자 지시의 의도를 더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커넥티드 카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딥시크는 중국 AI 부문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고 있다. 딥시크는 오픈AI의 챗GPT에 필적하는 성능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했다고 주장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으며, 중국 내에서 그 활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도 자사 모델에 딥시크 기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각기 다른 방식으로 AI 모델을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영 GAC 그룹은 자사의 Adigo Sense 모델과 딥시크의 R1을 결합할 예정이다. GAC에 따르면, AI 비서는 현재 상황과 과거 경험으로부터 추론을 통해 사용자의 말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여행 일정 계획부터 영화 추천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며, GAC는 올해 상반기에 Aion과 Trumpchi를 포함한 다양한 자사 브랜드에 이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Leapmotor)는 알리바바 그룹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인 큐웬(Qwen)과 함께 딥시크를 병행 사용할 예정이다. 딥시크 자체에는 이미지 생성 기능이 없지만, 립모터의 시스템은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광범위한 줄거리를 기반으로 영화 추천을 요청하는 것과 같은 모호한 지시도 처리할 수 있다. 이미 립모터 차량에 원격으로 도입된 이 기능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고객들은 단지 딥시크를 경험하기 위해 대리점을 찾아오기도 한다"고 베이징의 한 대리점 영업사원은 전했다.

상하이자동차(SAIC Motor) 역시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Doubao)와 알리바바의 큐웬과 함께 고급 전기차 브랜드 IM Motors에 딥시크를 추가할 예정이다.

외국 자동차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에서 딥시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닛산 자동차와 둥펑의 합작회사는 곧 출시될 N7 전기 세단에 딥시크를 탑재할 계획이다. N7은 중국 시장에서 닛산의 부진한 실적을 반전시키기 위한 전략 모델로, 둥펑 닛산의 한 임원은 지난 2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개발팀이 음력 설 연휴 기간에도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너럴 모터스와 SAIC의 합작회사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뷰익과 캐딜락 모델에 딥시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딥시크는 바이두의 어니 봇(Ernie Bot)과 결합되어 사용자의 더 복잡한 지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딥시크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 스타트업인 샤오미와 엑스펑모터스는 아직 딥시크 도입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국산 AI 기술을 적극 채택하는 것이 단순한 기술적 결정을 넘어 국가 기술 자립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미중 기술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산 AI 모델의 채택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AI 탑재 차량의 확산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스마트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량을 선호함에 따라, 딥시크와 같은 AI 기술의 통합은 앞으로 더욱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