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상원의원 "정보기관 신뢰 약화, 중국·러시아 위협 증가 초래"
트럼프 측 "기밀정보 유출 없었다" 반박... 민주-공화 간 첨예한 대립
트럼프 측 "기밀정보 유출 없었다" 반박... 민주-공화 간 첨예한 대립

상원 정보위원회 부의장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25일 청문회에서 존 랫클리프 CIA 국장과 툴시 가바드 국가정보국장 등 5명의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행정부의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드는 패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청문회는 디 애틀랜틱 잡지가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랫클리프를 포함한 트럼프 고위 관료들의 시그널 그룹 채팅에 실수로 추가되어 예멘 공격 계획을 확인했다는 보도를 한 직후 열렸다. 골드버그는 해당 채팅방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향후 공격 세부 사항, 목표물, 미국이 배치할 무기, 공격 순서에 대한 정보"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워너 의원은 "중국 정보기관은 국가 안보 허가를 받은 개인을 유인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있다"며 "시그널의 실패는 일회성이 아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너무 자주 반복되는 패턴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지시하고 일론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부가 수행한 연방 인력 감축을 언급하며 "우리의 직장, 기업, 동맹국 및 파트너의 신뢰 무너짐은 하룻밤 사이에 다시 복구할 수 없다. 이런 행동들은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랫클리프 CIA 국장은 시그널 채팅에 참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채널은 업무용으로 허용되며 어떤 기밀 정보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가바드 국가정보국장도 기밀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기관이 문제의 "모든 측면"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 정보위원장은 민주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의 용감한 군대의 결단력 있는 행동"이라며 예멘 공습 자체를 칭찬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다루었다. 민주-공화당 간 첨예한 시각차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동이 벌어진 당일, 가바드가 이끄는 국가정보국은 중국을 미국 정부에 대한 "가장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사이버 위협으로 묘사한 새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5년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는 중국이 "스파이 활동과 전략적 이점을 위해 미국의 목표물에 대해 광범위한 사이버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시그널 채팅에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두 차례 밝힌 뒤, 채팅 참여자로 알려진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좋은 사람"이라고 두둔했다. 또한 골드버그를 "천박한 가방"이라고 부르며 "그는 많은 이야기를 지어냈고, 나는 그가 기본적으로 나라에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시그널 유출 사태에 대한 비판은 다른 의회 청문회에서도 이어졌다.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진 샤힌 민주당 간사는 "국무부와 기밀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공화당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자신도 같은 일을 했다면 보안 허가를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예멘 공격 몇 시간 만에 이런 것들을 보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기밀이 아닌 전화기에 일급 기밀 전쟁 계획을 넣는 것보다 모두가 더 잘 알아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국가 안보 정보 관리에 관한 엄격한 프로토콜의 중요성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 취급 방식에 대한 정치적 논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