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주가가 26일(현지시각) 폭락했다.
전날 200일 이동평균선이자 1차 저항선인 285달러를 돌파하며 추가 상승 기대감이 높았던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발표하기로 하면서 폭락세로 돌아섰다.
테슬라는 16.08달러(5.58%) 폭락한 272.06달러로 추락했다.
테슬라는 19일 이후 2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8% 가까이 폭등했지만 상승폭을 이날 일부 반납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당선을 적극적으로 돕고,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보좌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로 테슬라의 상승 행진에 끝장을 냈다.
테슬라는 다음달 2일 올 1분기 출하 성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단기 충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자동차 관세 폭탄까지 떠 안았다.
다음달 22일에는 1분기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자동차 관세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자동차 관세가 다음달 2일 발표되는 상호관세 뒤로 연기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
트럼프는 앞서 1기 집권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을 폐기하고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을 체결하며 북미 3개국을 거대한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대선 유세에서 자신이 만든 이 USMCA도 비난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대적인 관세를 물리겠다고 다짐했고, 취임 뒤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확정했다. 며칠 뒤 이를 한 달 연기해 다음달 2일 상호관세 발표와 동시에 멕시코, 캐나다 25% 관세도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자동차 조립공장, 부품공장을 갖추고 있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자동차 업체들에는 재앙이다.
테슬라도 전기차 부품을 조달하고 있어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출하
테슬라는 전날 1차 저항선인 285달러를 뚫으면서 기술적으로 추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하루 만에 이런 분석이 물거품이 됐다.
관세라는 외부 요인에 침몰했다.
테슬라 2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비 40%, 올해 전체로는 43%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3.5% 급등했던 주가는 26일 폭락세로 돌아섰다.
다음달 2일 1분기 출하통계 발표는 테슬라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배런스는 팩트세트 조사를 인용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현재 테슬라의 1분기 출하 규모로 41만4000대를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추산은 이를 크게 밑돌고 있다.
출하 전망치를 업데이트한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출하 대수가 지난해 1분기 38만7000대에도 못 미치는 36만대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보복
테슬라는 관세 충격이 포드, GM 등에 비해 훨씬 작다.
미국, 유럽, 아시아 3개 주요 시장을 각각 미국과 독일 베를린,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 일부를 수입해야 해서 충격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GM 등에 비해서는 충격이 작다.
그러나 외국의 보복에서도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머스크 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DOGE 수장으로 정부 정책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트럼프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테슬라가 외국의 관세, 비관세 장벽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캐나다는 25일 테슬라 구입 보조금을 중단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교통장관은 테슬라 구매자들이 최대 5000달러를 보조금을 받았지만 이날부터 이를 중단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악재, 다 반영됐다
그러나 테슬라를 둘러싼 관세, 출하 등의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조정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낙관도 있다.
CNBC에 따르면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피에르 퍼라구 애널리스트는 25일 분석노트에서 매수 추천과 함께 465달러 목표주가를 재확인했다.
퍼라구는 특히 테슬라 출하 급감은 공급 차질 때문이라면서 테슬라 주식 저가 매수를 권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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