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베트남에 54%, 46% 관세 부과
갤럭시·아이폰 가격 인상 불가피
삼성은 베트남, 애플은 중국 비중 압도적
관세율 낮은 인도 생산 확대 예정
갤럭시·아이폰 가격 인상 불가피
삼성은 베트남, 애플은 중국 비중 압도적
관세율 낮은 인도 생산 확대 예정

중국의 경우 앞서 부과된 관세 20%에 9일부터 발효되는 상호 관세율 34%를 추가, 총 54%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16 프로의 제품 원가 상승을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 시절인 2019년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설득으로 애플에는 관세를 면제해줬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애플은 중국 내 생산량을 줄이고 대안으로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26%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데다 세계에서 둘째로 큰 모바일 기기 제조국이다. 현재 삼성전자, 폭스콘, 오포, 비보, 마이크로맥스 등의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다.
애플의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기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비율은 14%에 이른다. 이는 전체 아이폰 7대 중 1대가 인도 생산 제품이라는 뜻이다. 그 때문에 인도는 여러 아이폰 생산기지 중 가장 실용적인 생산기지로 재조명되고 있다.
인도의 IT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점점 더 많이 미국으로 배송될 것이다.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와 같은 시장의 수요는 이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이 상황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을 위한 중요한 도약이 될 것이며, 애플이 현 상황을 고수하게 된다면 인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이 같은 생산비중 변경은 삼성전자도 피해갈 수 없다. 베트남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현지법인 2곳(삼성전자베트남박닌·삼성전자베트남타이응우옌)을 통해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갤럭시 Z폴드, 갤럭시 Z플립 등 프리미엄 제품들도 포함됐다.
이 두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갤럭시 스마트폰의 매출은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580억 달러(약 85조4600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베트남 역시 46%라는 높은 관세율이 부과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애플과 마찬가지로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Noida) 공장을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으로 두고, 전체 스마트폰 중 약 30%를 생산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인도 생산 초기에는 현지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라인이 주를 이뤘지만 2023년부터는 갤럭시 S23 등 프리미엄 사양의 스마트폰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관세에 공급망 비중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생산량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애플보다는 한결 물량 조절이 수월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