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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베트남, 애플-중국 피해 모두 '인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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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베트남, 애플-중국 피해 모두 '인도행'

美, 중국·베트남에 54%, 46% 관세 부과
갤럭시·아이폰 가격 인상 불가피
삼성은 베트남, 애플은 중국 비중 압도적
관세율 낮은 인도 생산 확대 예정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30%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인도 노이다 공장 모습.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트남에 46% 관세율을 부과함에 따라 인도에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30%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인도 노이다 공장 모습.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트남에 46% 관세율을 부과함에 따라 인도에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전자
세계 최대 IT 기업인 애플과 국내 최대 IT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선이 인도로 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부터 발효되는 각국 상호 관세율에 중국에 54%, 베트남에 46%라는 관세를 부과하면서 해당 국가에서 제품 생산 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러 제품군에서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그에 대한 대안으로 인도를 점찍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앞서 부과된 관세 20%에 9일부터 발효되는 상호 관세율 34%를 추가, 총 54%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16 프로의 제품 원가 상승을 피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 시절인 2019년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설득으로 애플에는 관세를 면제해줬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애플은 중국 내 생산량을 줄이고 대안으로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26%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데다 세계에서 둘째로 큰 모바일 기기 제조국이다. 현재 삼성전자, 폭스콘, 오포, 비보, 마이크로맥스 등의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다.

애플의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기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비율은 14%에 이른다. 이는 전체 아이폰 7대 중 1대가 인도 생산 제품이라는 뜻이다. 그 때문에 인도는 여러 아이폰 생산기지 중 가장 실용적인 생산기지로 재조명되고 있다.
인도의 IT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점점 더 많이 미국으로 배송될 것이다.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와 같은 시장의 수요는 이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이 상황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을 위한 중요한 도약이 될 것이며, 애플이 현 상황을 고수하게 된다면 인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이 같은 생산비중 변경은 삼성전자도 피해갈 수 없다. 베트남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현지법인 2곳(삼성전자베트남박닌·삼성전자베트남타이응우옌)을 통해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갤럭시 Z폴드, 갤럭시 Z플립 등 프리미엄 제품들도 포함됐다.

이 두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갤럭시 스마트폰의 매출은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580억 달러(약 85조4600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베트남 역시 46%라는 높은 관세율이 부과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애플과 마찬가지로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Noida) 공장을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으로 두고, 전체 스마트폰 중 약 30%를 생산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인도 생산 초기에는 현지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라인이 주를 이뤘지만 2023년부터는 갤럭시 S23 등 프리미엄 사양의 스마트폰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관세에 공급망 비중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생산량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애플보다는 한결 물량 조절이 수월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