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상호관세 유예에 테슬라 주가 폭등…”머스크 말발 안 죽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대부분 나라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강경 관세 정책에 대한 불만 속에 그의 관세 책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고문과 한 판 붙었던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실상 승리를 거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대부분 나라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강경 관세 정책에 대한 불만 속에 그의 관세 책사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고문과 한 판 붙었던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실상 승리를 거뒀다. 사진-로이터

테슬라 주가가 9일(현지시각) 폭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장 마감 뒤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뉴욕 주식 시장이 3일부터 급락하자 덩달아 폭락하기 시작한 테슬라가 4거래일 만에 폭등세로 방향을 틀었다.

테슬라는 이날 50.34달러(22.69%) 폭등한 272.20달러로 치솟았다.

3일 이후 8일까지 나흘동안 21.5% 폭락한 테슬라는 이날 하루 만에 4거래일 동안의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던 머스크가 ‘곧’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머스크의 말발이 예전만 못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았다. 그러나 트럼프가 9일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하면서 머스크가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자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

최고 종목


테슬라가 폭락하던 와중에도 벤치마크는 테슬라에 강한 신뢰를 보냈다.

배런스에 따르면 벤치마크 애널리스트 미키 레그는 이날 트럼프가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하기 전 테슬라를 ‘최고 종목’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레그는 “올 2분기 테슬라 신모델이 출시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는 테슬라의 최근 전기차 판매 둔화를 되돌리는 턴어라운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아가 테슬라의 (자율주행택시인) 로보택시가 6월 예정대로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유료서비스에 들어가는 점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그는 비록 테슬라 목표주가를 475달러에서 350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하기는 했지만 테슬라를 ‘최고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말발 안 죽었다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머스크가 수주일 안에 다시 테슬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로 주가가 뛰었던 테슬라는 3일 폭락세로 돌아섰다. 2일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자 3일부터 폭락했다.

테슬라가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자동차와 달리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미국에서 만들기 때문에 관세 충격이 작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수익배율(PER)이 90배가 넘는 테슬라가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머스크의 트럼프 2기 행정부 내 말발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믿음을 갖게 됐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강경 관세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과 말싸움을 벌여왔다.

나바로가 주도하는 고관세가 테슬라의 생산 비용을 높이고, 고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게 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고가의 테슬라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며, 결국 테슬라를 비롯한 기업들의 순익이 쪼그라들고, 일자리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머스크는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바로는 머스크가 손해를 보게 되자 반발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백악관에서는 모두가 일론(머스크)이 자동차 제조업자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는 자동차 조립업자”라면서 테슬라가 전세계 곳곳에서 부품을 수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외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미국에서 조립하는 것을 멈추고 부품도 미국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나바로는 정말 멍청이”라면서 조목조목 그를 비판했다.

머스크는 모든 자동차 제조업자들이 실제로는 자동차 조립업자라면서 모두가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테슬라는 부품 65%를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이를 진정한 미국산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나바로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트럼프가 상호관세 유예를 전격 발표한 것은 머스크가 이 싸움에서 사실상 승리했음을 시사한다.

머스크가 여전히 트럼프 2기 행정부 권력의 최상위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테슬라에 거는 기대 역시 다시 높아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