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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90일 관세 유예’에 뉴욕증시 급등…나스닥 12%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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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90일 관세 유예’에 뉴욕증시 급등…나스닥 12% 폭등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에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에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부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 이상 상승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산 제품에는 관세율을 125%까지 끌어올리며 압박을 이어갔다.

10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발표한 관세 유예 조치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S&P500 지수는 9.5% 오르며 5456.90으로 마감했고, 다우지수는 7.8%(약 3000포인트) 급등한 4만608.45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12.2% 상승한 1만7124.97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미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다소 줄여준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의 예측 가능성 하락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했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시장기술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후퇴는 명백한 긍정 신호지만 한 사람의 결정으로 수조달러 규모의 시장이 요동치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세 유예가 일시적인 전략적 후퇴인지, 아니면 사실상 항복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해치우스는 지난 8일 기준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45%로 높이며 경기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으나 9일 장 마감 후 관세 유예 발표 이후엔 “경기침체가 더 이상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10%의 기본 관세는 유지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계속해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0일 프리마켓(개장 전 거래)에서 주요 지수는 각각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제임스 로시터 TD시큐리티 글로벌 거시전략본부장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다”며 “연준은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으며 실업률은 5%에 가까워지고 물가는 4%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매업종에서는 단기적 호재라는 평가도 있다. 시티그룹의 소매 분석가 스티븐 자코니는 “이번 발표로 소매업종에 드리웠던 부정적 관세 전망은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125% 관세는 제품 원가 상승과 가격 인상, 실적 악화라는 부담을 여전히 안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정책에서 비롯된 경기 둔화는 이전보다는 완화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실질 경기 축소 가능성이 높다”며 “1월 취임 이후 관세 인상으로 인해 발생한 실질적인 세금 증가가 3000억달러(약 436조원)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준이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6월에서 9월로 미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관세 유예 조치는 일시적 불확실성 해소에는 도움이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단기적 정책 변화가 기업들의 중장기 계획 수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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