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P모건,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이 11일(현지시각) 실적발표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공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오락가락 행보로 미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들 대형 은행의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이날 이들과 함께 분기 실적을 공개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가 침체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어쩌면 이미 침체에 들어섰는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경기 약화 속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잇달아 하향조정될 것이라면 것 올해 이들의 주당순익(EPS) 전망치 역시 낮아질 것으로 비관했다.
기대 이상 실적
자산 기준 미 최대 은행 JP모건은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1분기 453억 달러 매출에 5.07달러 EPS를 기록해 각각 439억 달러, 4.63달러를 전망한 월스트리트 예상을 압도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좋은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순매출은 177억 달러, EPS는 2.60달러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65억4000만 달러 순매출에 2.21달러 EPS를 압도했다.
미 서부지역 최대 은행인 웰스파고는 매출이 201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비 3% 줄었고, 시장 전망치 207억2000만 달러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EPS는 1.39달러로 시장 에상치 1.23달러를 웃돌았다.
블랙록은 기대에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매출이 528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529억 달러를 밑돌았고, EPS는 9.64달러로 역시 시장 전망치 9.67달러에 못 미쳤다.
어두운 전망
이들 대형 금융사들의 전망은 어두웠다.
JP모건의 다이먼 CEO는 세계 경제가 계속해서 ‘상당한 변동’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이 변동의 최대 배경은 트럼프의 관세와 무역전쟁이라고 못 박았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도 올해 미 경제환경이 악화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변동성과 불확실성 지속’을 우려했다.
블랙록 CEO 핑크는 트럼프가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9일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 것이 주식 시장에는 보탬이 됐을지 모르지만 실물 경제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미 경제가 불확실성 속에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핑크는 상호관세 90일 유예는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연장됐다는 뜻이라면서 이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가 침체에 접근하고 있고, 어쩌면 이미 침체기에 들어서 있는지도 모른다고 비관했다.
앞서 핑크는 7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도 미 경제가 침체에 들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PS 낮아질 것
JP모건의 다이먼은 트럼프의 무역전쟁으로 뉴욕 주식 시장을 대표하는 S&P500 지수 편입 500개 대기업들의 EPS 전망 하향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1분기 실적 발표와 관련해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기업들 일부는 이미 이전 전망을 철회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이 흐름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EPS 전망치를 대체로 5%까지 낮추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은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실적을 발표한 11일을 기점으로 본격 개막했다.
다이먼은 “사람들이 조심스러워지고 있다”면서 “큰 거래 뿐만이 아니라 자잘한 거래도 접고 있고, 공급망 중간 단계 기업들은 특히 투자에 매우 신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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