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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에 삼성-베트남 협력 관계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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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에 삼성-베트남 협력 관계 균열 조짐

지난 3일(현지시각)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의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일(현지시각)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의 전경.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다시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베트남의 경제 협력 관계에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베트남은 오는 7월부터 최대 46%에 이를 수 있는 미국의 대(對)베트남 수입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지 이전 등의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 관세를 90일간 10%로 유예한 상태다.

삼성은 연간 약 2억2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이 가운데 약 60%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삼성 스마트폰 판매의 주요 시장으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은 미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2위다.

로이터는 삼성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 12명 이상의 말을 인용해 "관세 폭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와 내부 혼란이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생산 일부를 인도나 한국 구미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이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대안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22~28%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이미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해 수입 확대 등 양보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삼성뿐 아니라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전반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주베트남 한국상공회의소의 고태연 회장은 "초기에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에 공장 인력 감축 등을 검토한 기업도 있었지만 지금은 관망 모드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고 회장은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희성전자 대표도 맡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수년간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제조기지로 부상해왔지만 최근엔 전력 공급 문제, 다국적기업 대상 세율 인상, 숙련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인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베트남의 손실이 인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의 지난해 베트남 수출액은 약 540억 달러(약 77조원)로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5%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애플 역시 트럼프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강화로 단기적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애플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약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산 아이폰에는 14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공장 인근 지역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삼성 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일하는 응우옌티하오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다 줄어들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