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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 관세 타격 수출기업 국내 시장 전환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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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 관세 타격 수출기업 국내 시장 전환 지원

JD.com, 12개월간 2,000억 위안 규모 수출품 국내 판매 계획
업계 협회들 "국내 소비 위한 수출 상품 전환이 시급한 우선순위"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들과 산업 협회들이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들의 국내 시장 전환을 지원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들과 산업 협회들이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들의 국내 시장 전환을 지원한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들과 산업 협회들이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들의 국내 시장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고 1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JD.com과 프레시포(Freshippo)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들은 기존에 수출에 의존하던 무역 회사들이 국내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 프로그램을 잇달아 발표했다.

중국 상공회의소와 7개 산업 협회는 11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해 "국내 시장 확대, 국내외 무역 간 통합 촉진, 국내 소비를 위한 수출 상품 전환이 시급한 우선순위가 되었다"고 밝혔다. 소매업, 요식업, 접객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이들 협회는 수출업체가 직면한 "긴급한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중개 채널과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관세 전쟁은 최근 더욱 격화됐다. 미국은 올해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해 실효 관세율을 약 156%까지 끌어올렸으며, 중국도 맞대응으로 미국산 상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11일 미국이 스마트폰, 노트북,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지만, 전반적인 무역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은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JD.com은 향후 12개월 동안 최소 2,000억 위안(약 274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품을 국내 판매용으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수출업체와 직접 협력할 전문 조달팀 배치, 고품질 수출품을 위한 전용 섹션 제공, 트래픽 증가를 통한 판매 지원 등이 포함된다.

JD.com은 약한 소비와В 과잉 생산으로 이미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해 "유해한 가격 전쟁"을 피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알리바바 산하 식료품 및 신선식품 소매 플랫폼인 프레시포도 수출 기업을 위한 패스트 트랙 온보딩 채널을 개설했다. 이 플랫폼은 24시간 이내 신속한 승인과 인증 절차 간소화를 약속했다. 이 외에도 더우인(Douyin), 콰이쇼우(Kuaishou), VIP.com 등 12개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과 용후이(Yonghui), CR 뱅가드, 롄화(Lianhua) 같은 오프라인 소매업체들도 유사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뉴 오리엔탈 에듀케이션 앤 테크놀로지 그룹의 전자상거래 부문인 이스트 바이(East Buy)는 라이브 스트리밍 쇼핑을 통해 중국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수출 제품을 소개하는 특별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토요일 성명을 통해 "우수한 대외 무역 기업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국내 수요에 새로운 추진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때 시작된 무역전쟁을 경험한 일부 중국 기업들은 이번 관세 전쟁에 더 잘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영 방송사 CCTV와 제휴한 소셜 미디어 계정 위위안 탄톈(Yuyuan Tantian)은 13일 보고서에서 많은 기업들이 수년에 걸쳐 다양한 생존 전략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 블루세일 메디컬의 한 임원은 "2018년 이전에는 우리 시장의 70~75%가 미국에 있었는데, 이는 너무 위험했다"며 "지금은 4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미국 외 시장으로 다각화하거나, 제품 가치를 높여 마진을 개선하거나,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광학 및 전자 재료를 생산하는 쓰촨 EM 테크놀로지의 한 임원은 "무역 전쟁은 우리를 변화로 몰아넣었고 그 변화를 가속화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무역 박람회인 캔톤 페어(Canton Fair)가 11일부터 광저우에서 개막됐지만, 참가 기업들의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올해 봄 세션에는 역대 최다인 3만 개 수출 기업이 참가했으나, 많은 업체들이 미국 바이어들의 주문 취소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조각적인 양보를 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며 미·중 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는 당국이 다양한 행사와 인센티브를 통해 수출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발표했지만,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서 관망하는 입장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