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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보잉 거래 중단, 트럼프 관세로 타격 입는 미국 경제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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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보잉 거래 중단, 트럼프 관세로 타격 입는 미국 경제에 '직격탄'

보잉 인도 중지에 이어 희토류 수출 제한까지...군수산업·전기차 생산 차질 우려
미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3월 10% 감소...항공업계 "경기침체로 향하는 모습"
보잉 항공기가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회사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보잉은 중국을 급속히 성장하는 여객기 시장으로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보잉 항공기가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회사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보잉은 중국을 급속히 성장하는 여객기 시장으로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보잉 항공기 인도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미국 경제에 타격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17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블룸버그 등 언론은 16일 중국 정부가 국내 항공사들에 미국 보잉으로부터 여객기와 관련 부품을 더 이상 인도받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최대 145%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보잉은 올해 1분기에 중국에 18대의 항공기를 인도했으며, 이는 전 세계 상업용 항공기 인도량의 13.8%를 차지한다. 제퍼리스의 쉴라 카햐오글루 애널리스트는 보잉의 수주 잔고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단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보잉은 지난해 8월 중국의 상업용 항공기 보유량이 2043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해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 중인 보잉이 이 시장에서 배제될 경우 재정적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미국 수출기업인 보잉은 과거에도 무역 협상의 카드로 활용됐다. 트럼프의 첫 임기 중 중국행 항공기 인도는 연간 100대를 넘어섰다가 2019년 급감했다. 당시 미·중 갈등은 두 차례의 보잉737 맥스 추락 사고와 맞물려 중국 당국의 인도 중단으로 이어졌다.

2023년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당시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만찬에 참석했고, 이후 정치 환경이 개선되면서 항공기 인도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었다.

보잉 인도 중단에 더해 중국은 이달 초 7가지 희토류 금속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6일까지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희토류는 F-35 전투기와 유도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만큼 수출 제한이 미국 군수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은 오랫동안 이를 경제적 위협의 도구로 활용해왔다. 미국 기업들은 희토류를 비축해 왔지만, 수출 제한이 두 달 이상 지속될 경우 재고가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무역대표부 핵심 광물 자문 패널의 대니얼 피커드 의장은 "희토류 수출 중단은 미국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사 장비뿐 아니라 전기차 생산 지연도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핵심 광물의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비상 조치에는 연방 소유 토지 사용과 공공·민간 부문의 자금 지원이 포함되지만, 새로운 광산에서 생산을 시작하려면 1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관세 정책은 미국 항공사와 서비스 부문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미국 방문객 증가율은 트럼프 취임 직후인 1월부터 급격히 감소했으며, 2월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여행자 수가 감소했다. 미국 리서치 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 방문객이 9%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정책과 발표는 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 변화를 일으켰다"고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밝혔다.

관세 부과의 여파로 인한 미국 경기 둔화는 국내 여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CEO는 "우리가 경기 침체로 가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리버 와이먼의 칼리드 우스만 컨설턴트는 "장기적으로 상당한 관세는 항공료를 증가시켜 운임과 그에 따른 여행 수요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