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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방글라데시, 아세안 가입 시 상호 이익 될 것"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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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방글라데시, 아세안 가입 시 상호 이익 될 것" 강조

경제적 상호보완성과 지리적 이점 강조... "공급망 통합과 경제 다각화에 기여"
유누스 임시 정부 출범 계기로 방향 전환 모색... "지역 사회 혁신 모델 공유 가능"
2025년 4월 9일 방글라데시 가지푸르의 한 공장 봉제 구역에서 의류 노동자들이 옷을 만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9일 방글라데시 가지푸르의 한 공장 봉제 구역에서 의류 노동자들이 옷을 만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때 "바구니 상자"로 불리던 방글라데시가 아세안(ASEAN)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합이 양측 모두에게 경제적 이점을 가져올 수 있으며, 특히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현 시점에서 유의미한 협력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고 2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아이디어스 말레이시아(IDEAS Malaysia)의 니아즈 아사둘라 선임연구원과 도리스 리우 경제학자는 방글라데시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중 하나로 부상했으며, 지난 10년간 GDP 성장률이 6%를 넘어서며 세계 무대에서 실행 가능한 경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2024년 7월 방글라데시 청년 봉기 이후,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독재자를 대신해 임시 지도자가 되면서 방글라데시는 지역 정체성을 재고하고 남아시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었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방글라데시와 아세안의 통합은 여러 측면에서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섬유 및 의류 제조업체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대규모 생산 능력과 비용 경쟁력 있는 노동력을 제공한다. 또한, 벵골만에서 가장 분주한 항구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인도양으로 들어가는 아세안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방글라데시의 아세안과의 교역량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며, 아세안이 아닌 아시아 국가들과는 42%, 유럽과는 31%의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격차는 양측 간 미개발된 잠재력을 보여준다. 방글라데시와 아세안 간 무역 및 생산 연계를 심화하면 기존의 병목 현상을 줄이고 아시아 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다.

아세안 측면에서는 방글라데시를 편입함으로써 블록의 경제적 입지를 서쪽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제조 및 수출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 입장에서는 아세안 회원국이 됨으로써 더 큰 공동 시장에 접근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같은 지역 경제 프레임워크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노동력 측면에서 방글라데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동남아시아, 특히 건설 및 농업 부문에서 이주 노동자가 가장 많이 유입되는 국가 중 하나다. 방글라데시를 아세안에 통합하면 노동 이동성에 대한 보다 구조화되고 상호 이익이 되는 접근 방식이 가능해지며, 지역 전체의 노동 기준을 조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통합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여러 아세안 회원국이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방글라데시는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인구가 많아 노동력 부족을 상쇄하고 지역의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방글라데시에는 저임금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졸업생이 많이 있으며, 이들은 특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가 첨단 제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아세안의 야망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는 수십 년 동안 사회 혁신의 글로벌 지형을 조용히 형성해 왔다. 현 임시 지도자인 무하마드 유누스는 그라민 은행을 통해 소액금융을 도입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델을 개발했다. 방글라데시는 소액금융을 넘어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교육 이니셔티브 등 다양한 생태계를 조성해 왔으며, 이는 공공 서비스와 기업가 정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세계 최대 NGO인 방글라데시 농촌진흥위원회(BRAC)와 같은 기관은 아세안을 포함한 12개국 이상으로 확장했으며, 이미 필리핀에서는 교육부와 협력하여 분쟁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유누스 임시 지도자는 방글라데시의 아세안 가입에 대한 강한 열정을 표명하며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에 가입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회원국들의 공식적인 반응은 미미한 상황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자금 동결로 아시아 전역의 여러 사회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등 전통적인 개발 금융이 위협받고 있는 시기에, 방글라데시의 혁신 주도, 자립적 개발 철학은 아세안 국가들에게 대안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의 아세안 가입은 무역 및 경제적 통합뿐만 아니라, 공동 연구, 시범 프로그램, 지역 지식 허브 및 포용적 자금 조달 메커니즘을 통한 사회 혁신의 국경 간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확대된 아세안은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