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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또 압박..."금리 안 내리면 경기 둔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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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또 압박..."금리 안 내리면 경기 둔화 심화"

파월 향해 '너무 늦는 사람'이자 '중대 패배자'라며 비판 수위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 제롬 파월과 함께 서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 제롬 파월과 함께 서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즉시 인하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연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물가가 내가 예상했던 대로 아주 잘 하락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너무 늦는 사람(Mr. Too Late)'이자 '중대 패배자(a major loser)'인 저 사람이 금리를 지금 당장 낮추지 않으면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를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많은 사람이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및 다른 물가가 대부분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리 인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며 미국 주식 시장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2% 넘게 급락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파월 의장이 지금이라도 반드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파월의 해임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파월 의장 해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파월 의장을 해고할 수 있는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논란은 한층 가열됐다.

파월 의장은 임기는 오는 2026년 5월까지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해임 시도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급격한 매도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기준선을 높이는 것"이라며 "실제 연준 의장 해임을 시도하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 가치는 하락하며 주식이 매도되는 심각한 반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은 5월 6~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4.25~4.50% 사이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CNBC에 출연해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영향을 보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또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릴 것이라는 장기적 기대는 매우 중요했고, 이를 위해 연준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정치적 간섭이 있으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더 나쁜 성장 및 더 높은 실업률로 이어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