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내각, 머스크 물러나자 정부효율부 영향력 견제 움직임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내각, 머스크 물러나자 정부효율부 영향력 견제 움직임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 업무에서 손을 뗄 뜻을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각이 정부효율부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예산·인사 통제권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22일 “앞으로는 정부 관련 업무 시간을 줄이고, 테슬라에 집중할 것”이라며 정부효율부 활동을 주 1~2일 수준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설치한 정부효율부의 수장을 맡아 대규모 인력 감축, 계약 해지, 서비스 축소 등을 통해 연방정부 지출 감축을 이끌어왔다.

머스크는 미국 정부 내에서 ‘특수 정부 직원’ 자격으로 활동해왔으며 그의 위촉은 다음 달 말 만료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동안 머스크는 정부효율부를 통해 각 부처의 예산과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왔으며 일부 장관들은 정부효율부 직원들이 고유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해왔다.

특히 지난 3월 열린 각료회의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머스크에게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약화시킨다고 비판했고, 션 더피 교통부 장관은 항공관제 인력 감축안과 관련해 안전 문제를 들어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물러날 경우 부처 장관들이 더 이상 그의 승인 없이 예산 감축안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개별 부처 중심의 타깃형 지출 조정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효율부 조직 내부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X 출신 엔지니어들을 대거 기용해 운영해온 이 조직은 그동안 젊고 경력 짧은 인재 중심으로 운용돼왔지만 머스크가 뒤로 물러나면서 이들의 역할도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소식통은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이들이 실제 정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는지를 놓고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리슨 필즈 백악관 대변인은 “정부효율부는 애초부터 각료들이 지출 감축에 대한 자율권을 갖도록 설계됐으며, 머스크의 역할 축소가 정책 방향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효율부는 순항 중이며 대통령의 의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닉 베드나 미네소타대 법학과 교수는 “정부효율부의 구조조정 작업은 이미 각 부처에 내재화됐다”면서 “기차는 이미 출발했고 멈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정부 재정 정비를 위해 정부효율부가 필요한 대부분의 작업은 이미 끝났다”면서 “향후 업무는 다른 인물에게 넘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백악관은 지난 2월 임시 행정관으로 임명된 에이미 글리슨을 후임 후보 중 하나로 검토 중이다. 글리슨은 지난달 법정 진술에서 “머스크는 정부효율부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책임자라고 발언해온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