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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협상 시한내 타결 '회의론' 확산...韓 등 18개국과 '원칙 합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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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협상 시한내 타결 '회의론' 확산...韓 등 18개국과 '원칙 합의' 추진

베선트 미 재무, 중국과 협상에 2~3년 걸릴 것이라고 밝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7일(현지 시각) A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오는 7월 8일까지 17~18개국과 무역 협정에 관한 '원칙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7일(현지 시각) A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오는 7월 8일까지 17~18개국과 무역 협정에 관한 '원칙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가 관세 협상 시한인 오는 7월 8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75개 국가와 협정을 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제 시한까지 약 70일 남은 상황에서 어느 나라도 먼저 미국과의 조기 타결을 원하지 않으며 시간 끌기 전략으로 임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주초 JP모건 체이스 은행 주최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중국과의 협상에 2~3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27일(현지 시각) A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는 "우리가 협상 중인 17∼18개 국가와 중요한 무역 협정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무역 협정은 수개월이 걸릴 수 있지만, 원칙적 합의를 하고 무역 파트너들이 협정 범위 내에서 행동하고 관세를 다시 인상하지 않는다면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미국이 단기간에 의미 있고, 포괄적인 다수의 무역 협정을 동시에 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많은 국제 무역 전문가들이 말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현재 일방적으로 모든 무역 대상국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은 기존의 무역 협정을 위반한 것이어서 관련 국가와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미국이 한국·호주·싱가포르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멕시코·캐나다와는 북미 3국 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맺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부소장은 이 매체에 “미국이 다른 나라와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고, 이를 이행하는 데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최종 협상안이 아니라 논의해야 할 원칙적인 협상 조건과 이슈에 관해 자주 언급하는 것은 이런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이 일종의 표준화된 협상 양식을 만들어 앞으로 약 두 달간 18개 국가와 상호 관세 협상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준비한 협상의 틀(프레임워크)을 향후 협상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WSJ가 전했다. 프레임워크는 관세와 쿼터, 비관세 장벽, 디지털 무역, 원산지 규정, 경제 안보와 기타 상업적 쟁점 등 협상의 큰 범주를 정리한 것이다. USTR은 국가마다 이런 협상 항목별로 미국의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개별 국가와 세부 사항을 절충할 계획이다.

미국의 초기 계획은 한 주에 6개 국가와 협상해 3주간 18개 국가와 한 번씩 협상을 마친 뒤 이 협상 주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미국은 상호 관세 유예 시한인 7월 8일까지 이런 식으로 협상을 계속하면서 그때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상호 관세를 원래대로 부과하게 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많은 사람의 소득세가 크게 줄어들거나, 심지어 완전히 면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간 소득이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 이하인 사람들에게 혜택이 집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일자리가 이미 창출되고 있으며 새로운 공장제조시설이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다"면서 "이는 미국에 큰 기회다. 대외소득청(External Revenue Service)출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베선트 무장관은 이날 A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에 대해 "이는 게임 이론에서 전략적 불확실성이며 협상 상대방에게 최종 목표를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협상 지렛대를 창출하는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이 (미국에) 와서 '이것, 이것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비즈니스 모델은 미국에 저가의 보조금 지원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이 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면 중국 경제도 갑자기 멈출 것이기에 그들은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통화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