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유물 훔치지 마라"…이스라엘 도둑, 20년 만에 고대유물 몰래 반환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유물 훔치지 마라"…이스라엘 도둑, 20년 만에 고대유물 몰래 반환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이것들(로마 시대 투석용 돌멩이)을 가져오고 나서 (나는) 불운만 생겼다. 부디 유물들을 훔치지 마라."

이스라엘의 한 도둑이 1995년 2000년 전의 고대 유물을 훔쳤다가 20년 만에 "유물들을 훔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와 함께 이를 몰래 반환해 화제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유물청(IAA)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도둑이 2000년 된 로마 시대의 투석용 돌멩이 2개를 이스라엘 남부 베에르셰바에 있는 이슬람·근동문화 박물관 정원에 몰래 갖다 놓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지름 10㎝ 안팎의 이 돌멩이는 평범한 돌멩이가 아닌 고대 로마시대의 돌을 발사하는 옛 무기인 발리스타에 사용된 투석용 돌이다.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에 있는 감라 지역에서 출토된 이 돌멩이는 로마인들이 고대 유대인 도시 성벽을 향해 접근하며 쏠 때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인들과 죄수들이 손으로 직접 돌을 동그랗게 조각을 했다고 이스라엘 유물청은 설명했다.
도둑이 놓고 간 가방에는 투석용 돌 두개와 함께 A4 용지, 지도가 들어 있었다. 이 용지에는 그가 1995년 7월에 로마 시대의 돌 2개를 정상 기슭의 거주지에서 훔쳤다는 내용의 글이 히브루어로 인쇄돼 있었다.

용지에는 또 "이것들을 가져오고 나서 불운만 생겼다. 부디 유물들을 훔치지 마라"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하지만 도둑은 불운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가방에서 발견된 지도에는 이 돌멩이를 훔친 위치가 표시돼 있었다.

한편 이스라엘의 고대 유적지인 감라에는 현재 로마시대 때 투석용 돌멩이 2000여개가 분포해 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