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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양혜규, 프랑스 퐁피두센터서 '좀처럼 가시지 않는 누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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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양혜규, 프랑스 퐁피두센터서 '좀처럼 가시지 않는 누스展'

설치미술가 양혜규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설치미술가 양혜규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설치미술가 양혜규(45)가 스위스와 포르투갈에 이어 파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세계 미술시장을 누비고 있다.

양혜규 소속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6일부터 오는 9월 5일까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좀처럼 가시지 않는 누스(Lingering Nous)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 제목의 '누스'(nous)는 그리스어로, 우주의 원리에 상응해 진리와 상식을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지각 능력이나 마음의 활동을 의미한다.

양혜규는 정형적인 '노마드' 작가다. 그는 1994년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술학교 진학을 시작으로 20여년을 해외에서 살고 있다. 영국·일본·프랑스·네덜란드·미국, 그리고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1년씩 살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서너 차례 전시를 개최하긴 했지만 그의 전체 이력을 보면 양념 수준이고 대부분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기반한 설치작품을 전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제53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인전 이후 설치미술가 또는 개념미술가로 세계 미술시장에 널리 알려졌다.

이번 퐁피두센터 개인전에서는 전시회 제목과 동일한 설치작 '좀처럼 가시지 않는 누스'를 선보인다.

초록색과 연보라색 격자 200여개로 이뤄진 블라인드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구조물인 이 작품은 퐁피두센터 중앙홀에 설치된다. 지그재그로 쌓인 블라인드는 미술관 전면 유리벽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에 따라 색 혼합을 일으키며 내외부의 관계성을 극대화한다.

양혜규는 설치작품에 자주 블라인드를 이용한다. 가리면서도 보여주는 양면성을 지닌 블라인드를 예술적 오브제로 바꾸어 관객이 들어가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작품도 햇빛을 통해 드러나는 반투명성과 투명성 사이의 긴장이 핵심적 요소다.

한편 양혜규는 이번 전시에서 2004~2006년작 '비디오 3부작'과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상영됐던 '쌍과 반쪽-이름없는 이웃들과의 사건들' 등 구작 영상에세이 4편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 도록은 프랑스 유명 출판사 '레 프레스 뒤 렐'에서 출간되며, 양혜규는 도록 출간을 기념해 오는 10월 21일 퐁피두센터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프랑스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