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두 배나 많은 근육 운동
목표 이를 때까지 포기않고 노력
폭포수와 같은 시원한 춤선 자랑
제일 아끼는 안무작 '도시그림자'
현대 소비사회 빛과 어둠 담아내
제22회 전국무용제서 금상 수상
훤칠한 키에 배려심이 많은 장희재(張希載, Jang Heejae)는 대전 현대무용 집단 메타댄스프로젝트(Meta dance project)의 핵심 단원으로 아름다운 춤 선을 자랑한다. 반경이 큰 움직임의 무용수로 시린 계절에도 흔들리지 않을 듬직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녀는 남들보다 두 배나 많은 근육 운동을 하면서 플로어 사용이 많은 현대무용의 다양한 높이를 맞추어왔다.
그녀의 춤은 폭포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 같다. 조명을 받고 서 있는 모습은 붉은 수수밭의 강렬함을 연상시킨다. 군무에서 조금 템포가 느린 듯한 동작은 춤의 심도를 높이는 데 적격이다. 오기와 인내로 살아 온 ‘이번이 마지막 공연’이라는 다짐이 현대무용계의 박지성이라 불리는 희재에게는 습관이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무용수로 버틸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다.
희재는 아버지 장인욱, 어머니 김연수 사이의 1남2녀 중 둘째 딸로 신유년 삼월 삼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발레를 하는 언니(장혜선)의 모습을 보면서 성장한 희재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무대 위 언니의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성악을 하는 작은 아빠네 가족도 모두 피아노, 플루트 등으로 무대에 서고 있었다. 그녀가 예술계 입문에 안달이 날 법도 하다.
그녀는 대전으로 이주한 뒤 흥룡초등학교를 마치고 가양중학교 삼학년 때 무용에 입문, 대전예고, 충남대 무용학과,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춤꾼으로서의 삶이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바쁜 일상에서 그녀를 위로해주는 것은 가슴이 뭉클해지게 만드는 슬픔과 애환이 배어있는 심수봉, 최백호, 한영애 등의 대중가요다.
안무가의 또 다른 일면, 그녀는 서양의 클래식 음악과 현대 음악가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한 작곡가의 음악을 모두 듣도록 의무적으로 노력한다. 안무가라면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그 음악을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일렉트로닉, 힙합, 가요, 클래식, 연주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자주 들으며 현재 유행하는 장르와 유형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희재는 대전예고 6회 졸업생이다. 무용부장 이소은 선생은 발레 전공이었기 때문에 희재는 경희대학교 정유라 선생으로부터 현대무용을 지도받아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대학에서 지금까지 최성옥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무용가의 길을 걷고 있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집요하게 화두를 깨우치도록 열심히 하라는 것이 두 스승의 공통된 격려의 말이다.
가끔, 대전에 간다/우스울 것 없지만 웃는다/발품을 팔아가는 대전/집단 최면 같은 춤을 보러 간다/한 시간 안팎 꾸는 꿈/눈 내리는 대전역 광장에 서면/땀으로 젖은 셔츠에/도시락 끼고 둘러앉아서/무대 위에 피어오를 조명을 떠올리던 춤꾼들/가벼운 분장을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여기며/신이 나서 무대에 오르던 아이들이 떠오른다/황무지 같던 지방의 현대무용이/기름칠을 두르고 반짝거리는 대전/가끔, 나는 대전에 간다.
희재가 제일 아끼는 안무작은 제22회 전국무용제 금상 수상작으로 우수연기상에 여자주인공 방지선, 최우수연기상에 남자 주인공 허은찬이 수상한 ‘그림자 도시’(2013)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모티브로 삼아 현대 소비사회의 풍요와 쾌락, 욕망 추구를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는 듯한 도시의 우울한 풍경을 빛과 어둠으로 대비시키고, 풍요로운 삶의 이면을 풍자적,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희재의 대표 안무작이자 출연작을 살펴보면 ‘뚱뚱한 욕망’(2007);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의 것을 빼앗는 것처럼 무엇인가를 계속 먹어 뚱뚱해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먹는다는 것은 탐욕을 상징한다. 돈, 명예, 사랑 등을 탐내면서 남의 것을 빼앗아 뚱뚱해져 일어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황금가지’(2008); 욕망 앞에 무너져 내리는 인간, 타락한 도덕성과 길 잃은 양심을 통해 인간 저변에 깔린 저속한 욕구를 채우고 있는 인간들의 삶 속에서 욕망이 커질수록 그 화려한 모습 위에 치명적인 절망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 미소짓다’(2008); 개를 비유할 때 좋은 의미가 아닌 ‘개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비약해서 이야기를 한다. 인간은 극한 상황에서 개와 같은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 현대인들은 지식과 직업의 역할 등으로 자신을 포장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이중성을 ‘개’라는 소재를 가지고 비유하여 표현한다.
‘달콤 살벌한 너의 도시’(2012); 화려한 도시의 소외된 현대인들, 변형된 조각들로 가득 메워진 도시. 변형되고 일그러진 현대인들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여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이다. ‘Another Brick in the Wall’(2014); 현대인들의 개인 간의 관계는 철저하게 계급의 명령으로 수행되어지고,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는 억압되고 획일화되어 무기력해 진다. 계급과 권력의 통제로 이루어진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벽에 가로막힌 작은 벽돌조각들로 표현한다.
희재는 2012년, 2013년 2년 동안 메타댄스프로젝트 회장을 역임했고 이 단체는 현재 대전 서구문화원 공연장 상주단체로 4년 간 지원을 받고 있다. 희재는 안무할 때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골콩트’와 화가 야첵 예르카의 여러 작품,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뭉크의 ‘절규’를 좋아한다.
서울이 아닌 지방무용단의 현란한 실력, 작품의 질과 완성도가 높은 공연을 보면서 지방에서도 젊은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그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국가의 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젊은 무용가들이 부담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소극장 등의 시설 확충과 대전 지역에서도 국제 무용제가 개최되도록 경제적 지원과 기획 공연을 통해 지역으로 영역이 확장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바라면 못 이룰 것이 없다.
장희재, 지엄한 현대무용의 계율을 피아노의 음계처럼 외우고 따르는 현대무용가다. 노련한 손길에 조율되어 역동성을 뿜어낼 때마다 나는 동물원의 코끼리를 떠올린다. 그녀는 아마도 푸른 초원을 그리워할 지도 모른다. 스스로 선택한 예술가들의 길은 운명적으로 중독성이 있다. 루비콘 강을 건너 돌아설 수 없다. 장도에 폭포에 걸린 무지개를 만나기를 기원한다.
○대표 안무작
2007.6.18~6.19 평송청소년수련원 소극장 제6회 뉴댄스페스티벌 평송 ‘뚱뚱한 욕망’ 안무 및 출연
2008.5.27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 제14회 대전무용제 무용 ‘황금가지’ 안무
2008.5.28.~5.29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제8회 MODAFE Spark Place ‘개, 미소짓다’ 안무 및 출연
2009.12.11 루멘예술전용공간 ‘청춘불패’ 안무 및 출연
2011.5.28 루멘예술전용공간 제2회 showing of the meta dance ‘Another brick in the Wall’ 안무
2012.9.19 국제문화회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정심화홀 Metamorphosis ‘달콤 살벌한 너의 도시’ 안무
2013.7.12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 대극장 제19회 대전무용제 ‘그림자 도시’ 안무
2013.10.1 순천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제22회 전국무용제 ‘그림자 도시’ 안무 및 출연
2014.10.01~10.3 대전 서구문화원 아트홀 공연상주단체 육성 지원사업 2014 ‘그림자도시#2’안무
2014.10.4.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 공연 제23회 전국무용제-시·도의 날 행사 ‘그림자 도시#2’ 안무
2014.11.4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정심화홀 최겅옥 컴템포러리댄스씨어터 정기공연 ‘그림자도시’ 안무
2014.11.12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제35회 서울무용제 그림자도시 안무
2016.4.27 서구문화원 아트홀, 문화가 있는 날, 테마가 있는 춤과 소리 ‘Another Brick in the Wall’ 안무
○대표 출연작
2010.3.26~3.27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기획공연 선정작 ‘사이버스페이스 오딧세이21’ 출연
2011.6.30.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 2011년 국제안무가와 함께하는 대전무용예술가전 ‘나 여기 있어’ 출연
2011.10.13 천안시청 봉서홀 제16회 국제충청무용제전 ‘춤 빛의 세계로’ ‘키스’ 출연
2011.10.27 부산문화회관 소극장 제20회 전국무용제 새물결 춤작가전 ‘북어#2’ 출연
2012.5.31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 푸른무용대축제(충남대 개교60주년 기념 시민 초청공연) ‘time, meet, Blooming’ 출연
2013.11.26 대전평생학습관 2003 수능 마친 청소년을 위한 공연프로그램 ‘세워지는 기둥’ 출연
2015.4.29~5.1 대전예술가의 집 DNA Festival 2015 ‘춤추는시’ 출연
○경력사항
2000~2004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현대무용
2004~2006 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무용학과 무용학 전공
2013~충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2007~2010 목원대학교 뮤지컬학과 출강
2012-~2013 경희대학교 무용학과 출강
2009~현재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출강
○수상 실적
2013. 12. 2013 예술문화상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대전광역시연합회
2008. 06. 제14회 대전무용제 최우수상 (사)한국무용협회대전광역시지회
2013. 10. 제22회 전국무용제 금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사)한국무용협회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