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잡은 위정자의 처방은 어딘지 모르게 한쪽으로 쏠리면서 한국경제가 앓고 있는 병을 치유하는 데 필요한 적확한 처방을 못내리고 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경제 불평등은 교육 불평등을 낳고 기회 불평등으로 이어져 민주사회를 파괴한다. 불평등한 경제성장은 소득격차를 가중시키고, 시장경제의 역동성과 효율성 그리고 생산성마저 하락시켜 사회공동체를 침몰시킨다.
사회적 경제연구가 조재석 씨(한국사회적경제협동조합 이사장)가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펴낸 '사회적경제'(나녹)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저자는 자본주의에서의 삶이 힘겨운 현재 상황을 분석하여 돈(이윤)보다 사람(행복)을 중시하며, 시민의 삶을 고양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더 좋은 사회의 해답을 '사회적경제'에서 찾는다.
저자는 "사회적경제는 양극화의 경제 개혁만이 아니라 시장의 변화와 사람의 관계를 사회관계망에서 어떻게 풀어 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질문이고, 해답이며, 이상"이라면서 "우리 사회에 현재와 다른 체계와 제도 그리고 체제가 필요하고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가 이윤을 위해 만나는 경제 행위가 아니라, 필요와 욕구 충족의 인간 발전을 위한 가치 창출로 우리의 희망이고 무기이며 과제라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사회적경제에는 그 누구도, 어느 섹터도, 노동의 과정과 결과도 희생이 아니라 욕구와 필요, 행복과 생명의 원천이라는 존엄성이 내재(內在)되어 있다. 자본주의의 실패에 대한 대안적 사상과 철학의 실천으로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등으로 구체화된다.
사회적경제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는 협력이다. 꽃과 곤충도 협력하고 밤하늘에 빛나는 달빛마저 협동의 산물이므로 행동하는 힘들의 상호작용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오늘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있고 위로받아 용기 내어 살 수 있는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길 바라면서 저자는 '응답하라, 사회적경제'를 외치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