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시장은 단기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수요감소와 경제의 감속에 따른 급격한 공급 과잉에 직면하겠지만 그간 공급 증가를 주도한 미국 셰일 업계가 현재의 슬럼프에서 반등하지 못하면서 공급을 억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지난달 26일(미국 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내 셰일 일 생산 경제는 브렌트유 하한 가격은 배럴당 약 5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약 45달러를 가르킨다"고 밝혔다.
세계 원유수요 증가는 내년에는 하루평균 135만 배럴로 둔화되고 2025년에는 59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BAML은 예상했다. BAML은 이어 오는 2030년 원유수요가 더 이상 늘지 않는 수요정점(peak demand)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로 전기차 때문이다. 2030년에는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약 35%로 오늘날 5%에 비해 무려 30% 포인트 늘 것으로 BAML은 추정했다. 오는 2050년에는 전기차가 100% 될 것으로 예상했다.
BAMA는 "2020년대 초반에 시작한 전기차량으로 가는 전환은 10년 안에 원유 원유가 정점에 도달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셰일 업계의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최대 유전 서비스 업체인 슐룸버제의 올리베 르 뾔슈(Olivier Le Peuch)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셰일업계의 원유생산량 증가량은 하루 평균 60만 배럴에서 70만 배럴에 이르고 내년에는 2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뾔슈 CEO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그 이후에는 정체돼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신기술이 암호해독을 돕지 않는다면 셰일생산은 새로운 뉴노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이 세계 대유행병으로 번져 원유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로 미국산 원유는 5%, 글로벌 기준유는 4% 각각 내렸다. 지난 한 주에 16%, 13% 폭락했다. 다음달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OPEC 플러스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이 불가피해지는 형국이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5%(2.33달러) 내린 배럴당 44.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이로써 WTI는 이번주 8.62달러, 16.14% 내렸다.주간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2월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3.2%(1.66달러) 내린 5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6년 1월1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로써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에 13% 이상 급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원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자유낙하' 상태 평가도 나온다.
FXTM의 루크만 오투누가 선임 조사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OPEC과 동맹국들은 다음주 회동에서 추가 감산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이런 움직임은 유가의 하락 충격을 완충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