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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내연차 퇴출보다 전기차 배터리 수급이 더 큰 문제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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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내연차 퇴출보다 전기차 배터리 수급이 더 큰 문제인 이유



테슬라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팩.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팩. 사진=테슬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탄소 배출 제로를 이루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자동차의 판매를 오는 2035년부터 금지하는 방안에 지난해 사실상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이 실현될지 의문을 키우는 일이 벌어졌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5개 EU 회원국이 2035년까지 100% 줄이기로 한 자동차 배기가스를 90% 선으로 낮추고 100% 없애는 시점을 2040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최근 제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

하지만 유럽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그룹이 더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멈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수급 불안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내연차를 퇴출시키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배터리 수급 불안 해결 못하면 내연차 퇴출 어려워”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의 이같은 입장은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입을 통해 나왔다.

안틀리츠 폭스바겐 CF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중단하는 일은 하려면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새로 만드는 내연차를 파는 것이 2035년부터 금지되면 당연히 발생할 공백을 메꾸기 위해 전기차를 그만큼 많이 만들어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문제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실제로 “내연차 퇴출에 맞춰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수급 불안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틀리츠 CFO는 이 문제가 폭스바겐의 문제라기보다 전기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직면한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폭스바겐그룹은 EU 회원국들이 합의한대로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지만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전기차 사업을 뒤늦게 강화하고 있는 업체들이 그 시점까지 EU가 정한 목표대로 움직이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텔란티스도 비슷한 전망 내놔

세계 4위 완성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도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등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필수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2035년부터 내연차를 전면 퇴출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내연차 퇴출에 맞춰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라인을 늘리고 배터리 공장도 확충하겠지만 전기차용 배터리의 부족 사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오는 2024~2035년까지 어려움을 겪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 시장 규모 2025년께 88조원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가 이날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오는 2025년께 672억달러(약 87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73억달러(약 35조5000억원)였다.

보고서는 “전기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물론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더해지면서 새로 출시되는 전기차 차종이 크게 늘어나면서 배터리 시장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