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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아 EV6, '고장 없는 전기차' 사실상 1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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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기아 EV6, '고장 없는 전기차' 사실상 1위 등극

기아 EV6. 사진=기아차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EV6. 사진=기아차

미국의 소비자 정보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지난 1936년 비영리단체인 미국 소비자연맹이 창간한 매체로 관련 업계의 지원 없이 오로지 구독료와 기부금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높은 공신력을 인정 받고 있어서다.

특히 컨슈머리포트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각종 조사 보고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정보로 간주된다. 오랜 기간에 걸쳐 방대한 규모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소비자 입장에서는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하는 ‘가장 신뢰도가 높은 자동차 현황’ 보고서가 가장 실질적으로 유용한 참고자료에 속한다. 컨슈머리포트가 말하는 ‘가장 신뢰도 높은 자동차’란 쉽게 말하면 고장률이 낮아 수리할 필요가 적은 차를 말한다.

2022년 끝자락에서 컨슈머리포트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를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그 결과 영예의 1위는 기아자동차가 만든 기아 EV6가 사실상 차지했다.

◇기아 EV6 신뢰도, 84점으로 압도적 1위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한 전기차 신뢰도 순위. 사진=컨슈머리포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한 전기차 신뢰도 순위. 사진=컨슈머리포트


컨슈머리포트가 기아 EV6의 신뢰도를 미국에서 유통되는 전기차 가운데 ‘공식적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한 것은 아니다.

미국 전기차 소비자 수십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번 발표에서 컨슈머리포트가 으뜸으로 꼽은 전기차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주력 차종이자 중형 세단인 모델3로 총점 100점 가운데 58점을 얻었다.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두 번재로 높은 신뢰도를 인정 받은 전기차는 혼다자동차가 지난 2019년 출시한 ‘닛산 리프 2세대’로 53점을 기록했다. 전기차의 대명사로 통해온 닛산 리프가 아직도 건재함을 잘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컨슈머리포트는 신뢰도 평가 점수로만 따지면 84점을 얻은 기아 EV6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모델3와 닛산 리프를 크게 따돌리며 으뜸을 차지했다는 뜻이다.

이밖에 현대 아이오닉5이 41점으로 4위, 테슬라의 중형 SUV 모델Y가 38점으로 5위, 포드 머스탱 마하-E가 35점으로 6위 순으로 나타났다.

◇기아 EV6가 ‘1위 아닌 1위’ 차지한 이유


기아 EV6가 점수 측면에서는 1위를 차지했음에도 공식 1위로 발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컨슈머리포트는 ‘짧은 역사’를 들었다.

경쟁 전기차들에 비해 출시된지가 오래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1위로 공식 평가하기에 근거가 미흡한 측면이 있다는 것.

실제로 테슬라 모델3은 지난 2017년부터 시판되기 시작했고 닛산 리프는 이보다 훨씬 빠른 2010년부터 출고가 시작된 차종인데 비해 기아 EV6는 비록 대박을 터뜨렸지만 지난해 출시된 신상품에 속한다.

컨슈머리포트는 “테슬라 모델3와 닛산 리프의 신뢰도는 검증 기간이 충분했고 오랜 기간 누적된 소비자들의 평가를 토대로 한 것이지만 기아 EV6는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음에도 검증 기간이 상대적으로 크게 짧고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공식적인 1위로 평가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출시한지 오래된 자동차일수록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점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기아 EV6가 현재 기준에서도 가장 높은 신뢰도 평가를 받은 것은 의미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컨슈머리포트 “전기차 고장율 여전히 높아” 지적

컨슈머리포트는 기아 EV6, 테슬라 모델3, 닛산 리프 같은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고장율이 낮아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전기차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내연기관차에 비해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컨슈머리포트가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고 지적한 ‘전기차에서 가장 흔한’ 문제는 △충전 관련 문제 △전동 모터 관련 문제 △전기 배터리팩 문제 △전기차 전용 공조시스템의 문제 등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전기차는 내연차에 들어가는 엔진이 필요 없을뿐 아니라 구조도 단순하고 들어가는 부품도 적다는 측면에서 이론적으로는 고장율이 낮아야 하지만 현장의 소비자들이 전해주는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무엇보다 전기차를 만드는 플랫폼이 기존 내연차용 플랫폼과 전혀 다르다는 점과 새로 개발된 혁신 기술이 적용된 부품이 많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