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구동되는 특성상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겨울철에 줄어든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서다. 특히 히터를 사용해 실내 기온을 높일 경우 주행거리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게는 30%까지 줄어든다고 하지만 차종에 따라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폭이 다양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감소 폭을 일률적으로 말하는 것은 어렵다.
25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에 따르면 전기차 전문 조사업체 리커런트가 주요 전기차 10여종을 대상으로 동절기 주행거리를 최근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재규어의 첫 순수전기차 ‘I-페이스’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전기차 전 모델이 조사됐으나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재규어 I-페이스,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율 3%로 최저
리커런트가 조사한 대상은 아우디 e-트론, BMW i3, 쉐보레 볼트,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 코나, 재규어 I-페이스, 닛산 리프, 테슬라 모델S,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X, 테슬라 모델Y, 폭스바겐 e-골프, 폭스바겐 ID.4 등 총 13가지.
리커런트가 조사하면서 기준으로 삼은 것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인증한 전기차 주행거리다.
주행거리를 비교하는 조사는 영상 21도에서 나타난 주행거리와 영하 1~7도에서 확인된 주행거리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재규어 I-페이스가 EPA로부터 인증 받은 영상 21.1도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246마일(약 396km)인데 영하 6.6~1.1도에서도 영상 기온 대비 97%의 주행거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주행거리가 정상 기온에서 측정한 주행거리보다 3% 감소한 셈이다. 조사 대상 차종 가운데 가장 적은 감소 폭이었다.
재규어 I-페이스는 국내 판매가격이 1억원을 웃도는 고급차에 속하는 SUV 전기차로 배터리팩이 대형이고 배터리 효율도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율은 조사 대상 전기차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커런트는 설명했다.
재규어 I-페이스 다음으로 감소율이 낮은 전기차는 8%를 기록한 아우디 e-트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에 가장 약한 전기차는 ‘쉐보레 볼트’
영상일 때의 주행거리와 영하일 때의 주행거리 사이에 가장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난 전기차는 GM의 쉐보레 볼트(Volt)였다.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율이 무려 32%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
리커런트는 “쉐보레 볼트는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여전히 5대 베스트셀러에 속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주행거리 측면에서 조사 대상 전기차 가운데 겨울철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쉐보레 볼트 다음으로 동절기 주행거리 감소율이 큰 전기차는 머스탱 마하-E, 폭스바겐 ID.4, 폭스바겐 e-골프 순으로 나타났다. 머스탱 마하-E와 폭스바겐 ID.4의 주행거리 감소율은 공히 30%를 기록했고 폭스바겐 e-골프는 23%로 조사됐다.
◇현대 코나 감소율 19%
한편, 현대 코나의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율은 19%로 나타나 조사 대상 전기차 가운데 중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테슬라 모델3‧모델S‧모델X‧모델Y의 감소율도 적게는 15%, 많게는 19%로 나타나 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로 세계적인 판매량을 기록해 전기차의 대명사로 통했던 닛산 리프의 감소율은 21%로 조사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