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파괴할 것이라며 경고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 6기 가운데 4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원전 냉각수를 공급하는 원전 인근 저수지 주변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파괴할 것이라며 경고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 6기 가운데 4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원전 냉각수를 공급하는 원전 인근 저수지 주변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 군 정보국은 또한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는 자포리자 원전의 러시아 감독관 3명이 최근 대피했으며, 원전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 직원들은 오는 5일까지 떠나라고 통보받는 등 현장 상황이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점령 중이지만 발전소 운영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에 남아 일하고 있는 한 우크라이나 직원은 익명을 전제로 "테러리스트 공격 위험이 크다"고 WP에 말했다.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지 않더라도 사고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아카데미의 올레나 파레니우크 선임연구원은 냉각수 저수지 수위가 원자로 냉각에 필요한 최소 수위보다 겨우 4m 높은 수준이며, 원전에 남은 직원들이 너무 적어 비상사태 발생 시 대응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와 원전 전문가들은 원자로가 충분히 냉각되지 않으면 원자로가 과열돼 핵연료봉 다발이 녹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하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중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다노우 국장은 원자로에 냉각수 공급이 끊어지면 짧으면 10시간에서 2주 사이에 멜트다운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레니우크 연구원은 자포리자 원전 사고가 현실화한다면 원자로 가동 중에 폭발한 체르노빌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최악의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비슷한 규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고가 일어나면 방사성 물질이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퍼져 농지를 오염시키고 이웃 유럽 국가로도 번질 수 있으며, 드네프르강을 통해 흑해 연안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파레니우크 연구원은 우려했다.
자포리자 원전 인근 지역 주민들은 전쟁의 포격 속에서 핵 재앙까지 덮칠 수 있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방사성 낙진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지하 대피소를 마련해 두거나 창문 밀봉용 테이프, 요오드 정제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핵 재앙에 대비해 자포리자주 일대에서 원전 비상 상황을 상정한 대처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12일 만에 수도 키이우와 주변 지역에 대한 야간 드론 공습을 재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란제 샤헤드 드론 8기와 크루즈 미사일 3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키이우에서 대공 시스템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듯한 폭발음이 들려왔다고 전했다. 드론 파편이 떨어지면서 키이우 지역의 주택 3채가 파손되고 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전날에도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포격을 퍼붓고 미사일을 날렸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러시아 전쟁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수 있다고 미국의 유력 매체 워싱턴포스트가 긴급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 보도에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비밀리에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았으며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탈환하고 연말까지 러시아와 휴전 협상을 벌이겠다는 전략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WP 보도에 따르면 번스 국장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및 고위 정보 당국자들을 만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번스 국장은 1년여 전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로 정기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았고, 최근에도 방문했다”며 미 바이든 행정부와 우크라이나 측이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