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전설’로 통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최근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미국 공화당의 신예 대선주자 비벡 라마스와미 얘기다.
버핏 회장과 라마스와미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일단 상상 밖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정치적 성향 측면에서 버핏 회장과 라마스와미는 적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서로 극단에 서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도계 출신 미국인으로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을 일궈 억만장자로 짧은 기간에 자수성가한 라마스와미는 공화당 지지자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공화당 대권주자 경선에서 극우 진영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하고 있는 보수성향의 신예 정치인이다.
나이 차이도 하늘과 땅 수준이다. 버핏은 93세이고 라마스와미는 38세로 60살 가까이 차이가 난다.
그러나 미국의 유력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정치적으로는 양극단을 달리고 있는 두 인물 사이에 예상 밖의 공통 분모가 있다는 분석을 3일(현지시간) 내놨다.
두 사람은 ▲ 저가 매수를 중심으로 한 가치투자를 중시하고 ▲ 매수 및 보유 전략을 구한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다는 것이 비즈니스인사이더의 분석이다.
◇가치투자의 고수
버핏은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가치투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창출한 성공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가치투자란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에 수렴한다는 것이 버핏 회장이 고수해 온 철학이고 이는 그가 그동안 성공적으로 거둔 투자실적으로 입증됐다.
라마스와미가 단기간에 억만장자 대열에 들 수 있었던 것도 제약업체를 비롯한 바이오 분야의 기업들을 적극 공략하면서 가치투자 전략을 펼친 덕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른 투자자들이 사실상 방치하면서 바닥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진 기업들은 집중적으로 사들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되파는 식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기 때문이다.
◇매수 및 보유 전략
버핏 회장이 오늘날 세계에서 손꼽는 부호로 떠오른 커다란 배경에는 ‘매수 및 보유’ 전략도 있다.
매수 및 보유 전략은 기업의 내재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기업을 싼 가격에 매수한 후 적정한 가격으로 오를 때까지 장기간 보유하는 전통적인 장기투자 전략의 일환이다. 통상 적어도 10년 이상, 길게는 30년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말한다.
버핏 회장이 장기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전부 이런 전략에 따라 선택된 기업들이다.
생물학도 출신의 라마스와미가 추구해 온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약업체의 선반에서 잠자고 있는 신약 기술을 팔아주는 것을 수익모델로 삼아 라마스와미가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 로이반트의 시가총액이 지난 2020년 불과 창업 4년 만에 70억달러(약 9조2400억 원)를 돌파한 것도 저평가된 기업이나 기술을 사들여 상업적으로 성공시키는 라마스와미 방식의 매수 및 보유 전략 덕이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됐던 신약의 지식재산권을 인수해 임상시험 등을 거쳐 상품화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듭하면서 로이반트가 거느린 바이오 관련 계열사만도 △알츠하이머·치매·유전자 치료 약을 개발하는 상장사 악소반트사이언스 △여성의 불임과 전립샘암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마이오반트 △피부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더마반트 △머크가 개발하던 과민 방광 치료제를 개발하는 우로반트 △중국과 아시아의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시노반트사이언스 등 10개가 넘는다.
이와 관련, 로이반트가 지난 2021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기에 앞서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도 투자 대열에 참여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