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권력서열 3위에 해당하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3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가결됐다.
미 하원은 이날 맷 게이츠 의원이 발의한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을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통과시켰다.
미 하원의장 임기 도중 해임결의안이 가결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하원은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의석 수 격차가 10석이 채 안 된다. 당초 민주당에서 기권표가 많이 나와 결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불과 4명이 투표하지 않은 민주당에서 반대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은 반면, 공화당의 경우 강경파 8명이 찬성에 표를 던지면서 해임안이 통과됐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의원 총회를 통해 해임 결의안에 대한 찬성 당론을 정했다고 미 언론들은 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익명의 민주당 의원들을 인용해 “매카시 의장이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을 막는 임시예산안 통과에 기여하기는 했지만 부채한도 협상 당시 약속을 뒤집고 셧다운 위기까지 몰고간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매카시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내 거취와 관련) 민주당과 협상은 없다”며 선을 그은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하원의장 해임안 가결로 공화당내 강경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면서 민주, 공화간 벼랑 끝 대치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가까스로 통과한 임시 예산안은 유효 기간이 45일에 불과해 오는 11월 중순 또 다시 셧다운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0.97포인트(1.29%) 하락한 33,002.3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94포인트(1.37%) 떨어진 4,229.4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8.31포인트(1.87%) 밀린 13,059.47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세와 채용 관련 경제 지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 등을 주시했다.
국채금리는 연준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4.8%를 돌파하며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4.9%를 넘어서며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72%까지 올라 8%에 육박했다.
강한 경제 지표와 함께 연준 위원들이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자는데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금리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레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면서도 "나는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 위원으로 꼽히지만, 조만간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위험을 높였다.
앞서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를 연내 한 차례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을 제때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계속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위원들의 대다수는 올해 1회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회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년에는 0.25%포인트씩 2회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5%를 웃도는 고금리 환경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 지표가 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지속되면서 연준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위험은 커지고 있다.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기업들의 미래 수익이 타격을 입고 기업들의 차입비용이 커진다.
이날 발표된 8월 채용공고는 961만건으로 전달보다 69만건가량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880만건도 웃돈 것으로 고용 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8월 채용공고는 4월 이후 최고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진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통상 주식시장은 9월과 10월에 계절적으로 약세를 보이지만, 금리가 계속 오른 데 따른 우려가 주가를 더 아래쪽으로 밀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에 대한 위협은 금리 쪽에서 더 크다"라며 "주식이 바닥을 찾기 전에 채권 시장에서 이번 매도세를 극복하고, 어떤 식으로든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스엔드프라이빗 웰스의 알렉스 맥그래스 CIO는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상당한 역풍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69.1%를,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30.9%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17포인트(12.32%) 오른 19.78을 기록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