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현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올해 최대 130조원이 가상화폐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현물 BTC 승인으로 "30조 달러(3경9천조원) 규모의 자산관리업계 수문이 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SC는 또 "현물 비트코인 ETF의 미국 시장 거래로 그동안 가상화폐에 접근하지 못했던 많은 대형 자산 관리자들이 주요 가상화폐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올해 가상화폐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500억 달러(65조원)∼1천억 달러(13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8곳의 수탁사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지난해만 400%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올 들어 코인베이스의 매출 절반가량이 일반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사고팔 때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부각되며 월가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코인베이스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매하는 것보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수수료가 더 저렴한 데다 별도의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간편해서다.
국내 거래소는 코인베이스보다 수수료 수익이 절대적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의 96.92%가 플랫폼을 통한 수수료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빗썸은 수수료 외에 별도 항목을 구분하지 않을 정도다.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금융 당국의 입장이 바뀌기 전까지는 수수료 감소 우려에서 자유롭게 됐다.
가상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개시 후 나흘 연속으로 내렸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개시된 뒤 한때 4만9천달러를 넘었지만 최근 나흘 연속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이 이렇게 긴 기간 내린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가 예상했던 것처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투자 격언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260억달러 규모의 투자신탁상품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는 지난주 ETF 전환 이후 5억7천9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비트코인 전문가 노엘 애커슨은 "ETF로 향후 몇 주간 투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면서 "이는 투기적 포지션이 풀리는 데 따른 추가적인 자금 유출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리어리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한 ETF 가운데 2~3개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판매망을 갖춘 피델리티와 블랙록 등만 승자로 남는 것이다.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중개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뜻밖의 수혜를 보게 됐다. 해외 거래소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나스닥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올해 들어 24.53% 하락했다. 전 거래일인 12일에도 7.35% 하락해 주당 130.78달러에 마감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에 투자할 방법은 오로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하는 것뿐이었지만 이제 ETF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탓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