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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산업 '빨간불', 1분기 실적 급감…일본·한국 약진에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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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산업 '빨간불', 1분기 실적 급감…일본·한국 약진에 '위기감'

글로벌 시장 성장 속 '나홀로 역주행'…전기차 전환·고금리·공급망 불안 '삼중고'

'자동차 강국' 독일의 자동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 전환, 고금리, 공급망 불안 등 삼중고를 겪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나홀로 역성장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 강국' 독일의 자동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 전환, 고금리, 공급망 불안 등 삼중고를 겪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나홀로 역성장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독일 자동차 산업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일본과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약진은 독일 업계에 더욱 큰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컨설팅 회사 EY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5%나 급감했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같은 기간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엔저 효과를 누린 일본 업체들은 매출 17%, 영업이익 87%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 3대 자동차 그룹(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1분기 3사의 영업이익은 총 125억 유로(약 18조47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8%나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마진 1위였던 메르세데스-벤츠는 10.8%로 3위로 추락했고, BMW는 11.1%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테슬라는 11.4%에서 5.5%로 마진이 반 토막 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한국의 기아는 13.1%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1위를 차지하며 독일 업체들을 긴장시켰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부진은 전기차 전환에 대한 막대한 투자, 고금리, 공급망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전기차 판매 부진이 심각하다.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중고 전기차 시장 침체와 독일 정부의 폐차 보조금 중단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EY의 콘스탄틴 M. 갈 유럽 서부 지역 모빌리티 총괄은 "자동차 부문의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며 "미래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과 전기차 판매 부진은 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으로 독일 경제의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부진은 독일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독일 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공급망 안정화와 비용 절감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