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행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에 대해 '정치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보수 매체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인하 폭이 절반(0.25%포인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 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천명했다.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금리 인하가 여당인 민주당의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트럼프는 연준이 통상적인 금리 인하 폭인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 인하라는 이례적인 선택을 한 것은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0%로 0.5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하루 만에 뉴욕증시는 투심을 회복하며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급등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장 중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밑돌며 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점도 투심을 뒷받침했다. 실업보험이 급감했다는 것은 고용 여건이 빠르게 개선됐다는 의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1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보다 1만2천명 줄어든 수치이자 넉 달 만에 최저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마감 무렵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59%로 반영했다. 반면 50bp 인하 확률은 41%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90포인트(10.42%) 하락한 16.33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훈풍에 아시아 주요국 주가지수는 20일에도 이틀째 랠리를 이어갔다.
일본 증시에서 대형 수출주 중심의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68.58포인트(1.53%) 상승한 37,723.91에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1.5% 높은 상태로 출발한 뒤 오전 중 상승률을 2.2%까지 끌어올려서 38,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일본증시 토픽스 지수는 25.48포인트(0.97%) 오른 2,642.35로 마감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이날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엔화는 금리 동결 후에도 소폭 강세를 유지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전날 뉴욕 외환시장 종가 대비 0.3% 낮은 142엔대에 주로 머물렀다. 이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오후 장 마감 후 기자회견에서 점진적 인상을 시사하자 방향을 급전환해 143엔대로 올라섰다. 우에다 총재가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지만, 일부 약한 부분도 있다"고 말하자 금융시장에선 '비둘기파적'(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7포인트(0.49%) 오른 2,593.37로 마감했다.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코스피 지수는 23.03포인트(0.89%) 오른 2,603.83으로 출발해서 장 초반엔 상승률을 1.5%로 높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8.82포인트(1.19%) 오른 748.33이다. 모건스탠리 보고서 여파로 전날 급락했던 SK하이닉스[000660] 종가는 2.81% 반등하며 15만7천1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날 종가 기준 하락분(-6.14%) 일부만 만회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장중 반등세를 보이다가 0.16% 내린 6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약세였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1.8달러로 0.15달러(0.21%)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74.77달러로 0.11달러(0.15%) 내렸다.
삼성전자[005930]는 장중 반등세를 보이다가 0.16% 내린 6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미반도체[042700](4.26%)도 상승 마감했다. 디아이[003160](1.72%), 에스티아이[039440](1.57%), 테크윙[089030](1.44%), 미래반도체[254490](1.36%) 등 반도체 중소형주도 반등했지만, 장 후반 오름폭을 크게 줄였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0.5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05%), 현대차[005380](1.83%), 기아[000270](2.03%), KB금융[105560](1.33%), HD한국조선해양[009540](3.82%) 등이 올랐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가 이라크 수출을 확정 지으면서 LIG넥스원[079550](2.18%), 한화시스템[272210](1.87%), 현대로템[064350](4.08%) 등 방산주도 강세를 보였다. 천궁-Ⅱ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각각 생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인적 분할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6일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인공지능(AI) 수혜주인 KBI메탈[024840](18.77%), 가온전선[000500](5.98%), 일진전기[103590](4.03%), 대원전선[006340](3.69%), 대한전선[001440](2.54%) 등 전선주도 간밤 엔비디아(3.97%) 등 미국 빅테크 종목 급등 영향으로 상승세를 탔다. 신한지주[055550](-2.46%), LG화학[051910](-0.94%), 삼성생명[032830](-0.50%), 크래프톤[259960](-2.01%), 카카오[035720](-1.13%), 한국전력[015760](-1.13%) 등은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의존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에 구축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미국 에너지부는 첨단배터리와 배터리 소재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14개 주(州)에서 25개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에 총 30억달러(약 4조원)가 넘는 금액을 지원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지원금은 핵심광물과 배터리부품 생산, 배터리 제조와 재활용 등을 위한 시설 건설, 확장, 개조에 사용되며 이를 통해 약 1만2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에너지부는 예상했다.
배터리 산업에 대한 에너지부의 이번 지원은 2021년 제정된 인프라법에 따른 두 번째 지원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