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에서는 젠슨 황의 여성 가슴 탱크 사인이 화제가 됐다.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박람회 ‘컴퓨텍스 2024’ 행사장에서 오프숄더 브라톱에 흰색 카디건을 걸친 한 여성이 나타나 젠슨황에게 자신의 가슴을 내밀며 사인을 요청한다. 젠슨황은 놀란 표정으로 “정말이냐” 물었다. 그 여성 팬이 재차 희망을 표시하자, “이게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녀의 탱크톱을 한 손으로 조심스레 잡아 고정시킨 채 사인을 했다. 여성가슴탱크톱에 사인을 한 것이다.
젠슨황은 1993년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대학 졸업 후 반도체 기업 AMD에서 반도체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도중에 그만두고 그래픽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 커티스 프리엠, 전자기술 전문가 크리스 말라초스키 등과 함께 공동으로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젠슨황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반도체 명문 AMD에 입사했다. 젠슨황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자 젠슨 황의 어머니는 “다시 취업 하라”고 꾸짖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실리콘 벨리의 전설로 남아있다. 젠슨 황 등 3명의 창업 동지들에게는 사무실도 없었다. 미국 의 햄버거 레스토랑 체인 ‘데니스(Denny’s)’에서 커피를 주문해놓고 장시간 사업 구상 토론을 했다. 그 와중에 음식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데니스 식당 뒤편 방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GPU가 새로운 분야에 활용되면서 엔비디아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고품질 3D 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컴퓨팅 성능과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GPU가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고 운용하는 데 엔비디아 제품이 장 적합한 반도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엔비디아의 본격적인 전성기가 시작된 것이다.
엔비디아는 GPU 기술을 기반으로 AI 반도체 H100, A100을 출시했다. 이른바 후퍼 시리즈다. 후퍼 시리즈에 이어 지금은 블랙웩을 내놓고 있다. 이 제품들은 현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아직 제조도 끝나지 않은 1년치 물량이 예약 완판된 상태이다. 엔비디아 블랙웰은 구글·아마존 같은 빅테크의 AI 서비스는 물론, 각국 정부가 주도하는 수퍼컴퓨터·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엔비디아 반도체가 필수품으로 꼽히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는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함께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같은 서비스 역시 타사를 압도한다. 그점 때문에 한번 엔비디아 제품을 쓰기 시작하면 중독이 되는 것이다. AMD와 여러 스타트업이 고성능 AI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직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엔비디아(NVIDIA)는 창업초기 콘솔 게임기와 PC, 노트북 등을 위한 그래픽카드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주로 디자인했다. GPU와 그 연산구조를 활용하여 데이터센터에서 활용하는 인공지능 컴퓨팅의 학습을 목적으로 반도체 전기회로 및 인공지능의 메인 칩도 제조했다. 한때 반도체 전기회로 설계를 주 목적으로 하는 ARM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과점, 독점 우려로 무산되었다. 엔비디아는 합병 무산 이후에도 ARM과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인공지능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대용량 데이터의 대량 동시 처리 목적의 GPU와 함께 사용할 CPU, DPU 등도 만들고 있다.
반도체 패자 엔비디아의 최대주주는 뱅가드그룹으로 지분 8.27%을 보유하고 있다. 그 다음은 블랙록 7.27%,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5.61%, 젠슨 황 3.51%, 등의 순이다.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젠슨 황(黃仁勳)은 1963년 2월 17일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그가 9살 때 태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민을 했다.
젠스황은 이민 초기 미국 켄터키주 오네이다에서 살다가 이후 오리건에 정착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외곽의 알로하 고등학교를 졸업했다.1984년 오리건 주립 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1992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LSI 로직의 이사이자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1993년 자신의 30번째 생일에 엔비디아를 공동 설립했다.
젠슨황은 TSMC 창업주 모리스창과 각별한 관계이다. 엔비디아 젠슨황이 무명이던 시절 젠슨황의 편지 한통을 받고 엄청난 사업 기회를 제공한 이가 바로 TSMC 창업주 모리스창이다. 젠슨황은 지금도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 전량을 TSMC에 발주하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 일각에서 엔비디아와 TSMC가 갈등을 빚고 있다는 말이 나온 적이 있다. 엔비디아와 TSMC의 갈등이 깊어진다면 TSMC가 독점하던 엔비디아 블랙웰 발주 물량이 시스템 반도체 2위 업체인 이제용의 삼성전자 쪽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설도 나돌았다. 엔비디아와 TSMC의 갈등설에 대해 젠슨황을 한마디로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첨단 인공지능(AI) 칩셋 블랙웰에 설계 결함이 있었다며서도 그 문제는 오랜 파트너사인 TSMC의 도움으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젠슨 황은덴마크에서 열린 신형 슈퍼컴퓨터 출시 행사에서 "블랙웰에 설계상 결함이 있었다"면서 "기능은 좋았지만 설계 결함으로 인해 수율이 낮았다. 100% 엔비디아의 잘못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블랙웰 칩셋을 작동시키기 위해 7가지 유형의 반도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으며, 동시에 생산량도 늘려야 했다"면서 "TSMC의 도움으로 수율 문제를 극복하고 놀라운 속도로 블랙웰의 생산을 재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블랙웰 생산 지연으로 엔비디아와 TSMC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젠슨 황은 이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블랙웰 제품은 기존 제품 크기 정사각형 실리콘 두 개를 하나의 부품으로 결합해 AI 챗봇 답변 제공 등의 작업에서 기존 제품보다 3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최근 골드만삭스 주최 콘퍼런스에서 젠슨 황은 블랙웰이 4분기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황은 엔비디아가 신생 기업이던 1995년, 당시 TSMC 회장인 모리스 창에게 '첫번째 GPU 칩을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모리스 창 회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양사 간 반도체 협업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황 CEO는 최근까지도 "TSMC가 없었다면 엔비디아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고 있다. 젠슨황 CEO는 심각한 판매 부진으로 큰 위기를 겪기도 했다. 1995년 처음 내놓은 제품은 PC용 멀티미디어 그래픽카드 'NV1'이었지만, 수천 개도 팔지 못했다.
이때 엔비디아의 구원 투수는 일본 세가였다. 젠슨황 CEO의 간곡한 요청으로 엔비디아는 일본의 게임 개발 회사 '세가'로부터 5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받았다. 그 돈으로 'RIVA128'을 성공시켰다. 이칩은 4개월 만에 약 100만 개가 팔렸다. 황 CEO는 그 전까지 RIVA128의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칩의 성공으로 엔비디아는 1999년 뉴욕증시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다.
엔비디아를 게이머들만 아는 회사에서 반도체·AI의 절대강자로 성장시킨 계기는 2022년 챗GPT 등 생성형 AI의 등장이다. AI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GPU를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었다. 젠슨황은 AI 붐이라는 호재를 적극 활용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주력 사업을 AI 시장에 맞춰 '게이밍'에서 '데이터센터'로 전환시켰다. 그 결과 데이터센터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80%에 달한다. 엔비디아의 AI GPU 시장 점유율도 90%를 넘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