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향후 금리인하를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드러났다. 금리인하를 기대해온 뉴욕증시에는 악재이다.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장에서 일었던 베센트 랠리도 흔들리고 있다.
Fed가 이날 공개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 위원들은 지표가 예상대로 나오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로 둔화되며 경제가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중립적인 정책 입장으로 나아가는 게 적절하다고 예상했다.
FOMC 의사록은 연준 이사와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구성된 19명의 FOMC 구성원 중 표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외에 표결권을 가지지 않은 구성원들의 발언도 함께 수록한다.
Fed는 지난 7일 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하는 '스몰컷'을 단행했다. 당시 참석 위원들은 금리 인하 결정과 함께 향후 추가 인하 속도와 관련해 신중한 접근에 공감대를 표시한 것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참석자들은 중립금리의 수준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긴축 수준의 평가를 복잡하게 했으며, 점진적인 정책 완화를 적절하게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의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연준이 얼마나 센 강도로 돈줄을 죄고 있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보니 '금리를 천천히 내리자'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 금리 수준을 말한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정부 보조금에 따른 친환경 부문 투자 증가로 미국의 중립금리가 올랐으며, 이에 따라 현 기준금리 수준이 경제 상황을 제약할 정도로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최근 공개 석상에서 금리 인하 신중론을 내비쳐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뉴욕 주식시장은 FOMC 11월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엄포'를 소화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날, 3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 기록으로 마감한했다.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스콧 베센트가 트럼프 2기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소식에 시장이 반색했다. 투자자들은 매크로 투자자 출신 베센트가 금융시장을 옹호하면서 트럼프 관세정책을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장중 역대 최고 기록을 9거래일 만에 갈아치우고, 이틀 연속 최고 마감 기록까지 새로 썼다. S&P500지수도 9거래일 만에 역대 최고 마감 기록을 경신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