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9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 착수 소식에 하락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 들어 처음 14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시가총액도 3조3850억 달러로 줄어들며 시가총액 1위 애플(3조7320억 달러)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엔비디아는 2020년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달러(약 8조5000억 원)에 인수했다. 그때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신제품을 제공한 뒤 90일 안에 경쟁사에도 정보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달아 인수를 승인했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를 발표하고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하는 가운데에서 나왔다.
뉴욕 주식시장은 12월 둘째 주의 첫 거래일 동반 하락세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도입 가능성과 '인공지능(AI) 거물' 엔비디아에 대한 반(反)독점 조사 착수 소식 등이 뉴욕증시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전거래일인 지난 6일 혼조 마감했다. 11월 고용지표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수준을 보여 연준의 12월 금리 추가 인하 기대를 지지하면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중 역대 최고 기록을 잇따라 경신하고 최고 마감 기록까지 다시 썼다. 두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도 3주 연속 상승했다. 단, 다우지수는 0.28% 뒤로 밀렸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AI 방산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미국 특수작전사령부(USSOCOM)와 AI 미션 관리 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한 소식을 발표해 개장 초반 주가가 5.99%까지 뛰었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3%대 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레딧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광고 수익 성장 잠재력'을 이유로 들며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11% 이상 급등했다가 약보합세로 후퇴했다.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곤혹을 치른 서버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나스닥 당국이 연례 보고서 제출 시한을 내년 2월 25일로연장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힌 후 주가가 올랐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에 속한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은 상승세, 엔비디아·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11일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하며 지난달 수치(0.2%·2.6%)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 재무학 교수 제러미 시걸는 "모든 것이 대체로 연준의 바람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연준이 오는 17일과 18일에 열리는 12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89.3%,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0.7%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0.01%, 영국 FTSE지수는 0.62%,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31% 각각 올랐다. 국제 유가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