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자산 비축 헐값 매입 비트코인 이더리음 리플 솔라나 뉴욕증시 ETF 자금 무더기 유출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추진력을 얻은 가상자산 시장은 역설적이게도 트럼프로 인해 하락하는 모습이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된 지난해 11월초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대선 기간부터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정책·공약을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비트코인을 금이나 외화처럼 적극 비축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퍼포먼스도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자신을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고 칭하며 비트코인으로 햄버거를 사먹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런 행보에 힘입어 취임식 당일인 지난 1월20일 비트코인 가격은 10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임식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 긴장과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여기에 관세 정책으로 인한 미국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덮치면서 투자 심리는 더 얼어붙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광 효과로 상승한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다.
27일 뉴욕증시와 가상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알트코인도 줄줄이 약세다. 코인 약세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우선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급락하는 등 최근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인다. 비트코인 현물 ETF와 선물 간 캐리트레이드에 들어간 자금이 관련 수익률하락과 함께 자금이 이탈하자 현물 ETF에서도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미국의 관세 정책과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예상보다 큰 영향을 시장에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빠르게 이행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 선반영된 과도한 수준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측면이 있어 되돌림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밈코인 급등락으로 주변 인사들이 거액의 단기 이익을 거두고 대부분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은 사건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연루된 밈코인 사기 사건도 비슷한 맥락에서 악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밈코인을 발행한 이후 알트코인 투자심리가 급속히 악화했다"고 말했다. 래소인 바이비트가 해킹당해 14억6천만 달러(약 2조1천억원)의 코인이 탈취당한 뒤 대규모 예치금 유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 모습이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승리하자 랠리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이후 점차 힘을 잃더니 3개월여 만에 9만 달러 선을 내주게 됐다. 트럼프에게 '코인 대통령' 칭호를 안겨준 친(親)가상화폐 정책이 언제 시행될지 미지수인 가운데, 관세 전쟁이 길어질 경우 비트코인의 바닥이 더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자산 행보가 여전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도지코인'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했다. 취임 이후에도 SEC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이 협업하는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미국 연방의회도 이에 발맞춰 '디지털 자산 워킹 그룹'을 출범했다. 향후 가상자산에 대한 입법 및 공약 현실화 가능성 검토 등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이 언제 본격화할지다. 정책 추진 속도와 뉴스 흐름에 따라 가격이 반등할 여지는 남아있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김현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TF팀이 제시한 과제의 우선순위, 구체적 과제수행 등 추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정책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뉴스가 등장하면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때까지 가상자산 시장이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들이 속속 발효됨에 따라 무역 전쟁도 무르익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4일로 예정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계획대로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 대상국들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보복 관세'가 번질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도 깊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가상화폐 정책 방향도 문제이다。 비트코인등을 전략자산으로 매입하여 비축하는 방안의 경우 미국 정부의 부족산 예산등을 감안할때 산값으로 구매해야한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코인뷰로(Coin Bureau)의 설립자인 닉 퍼크린은 "비트코인 가격이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비트코인이 8만 달러가 아닌 7만 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비트코인 이더리음 리플 솔라나 뉴욕증시 ETF 자금이 무더기 유출 되고 있다。
가상화폐(코인)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비트(Bybit)에서 최근 해킹으로 2조원대에 달하는 역대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비트의 대규모 해킹 소식에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비트코인은 한때 개당 9만5000달러선 아래까지 급락했다. 그 배후에는 북한의 해킹 조직이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바이비트가 해킹으로 14억6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의 코인을 탈취당했다. 벤 저우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가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도난당한 이더리움은 바이비트 총자산의 약 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바이비트는 피해 복구를 위해 회수된 자금의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해킹은 2014년 일본 거래소 마운트곡스(4억7000만달러)와 2021년 중국 거래소 폴리네트워크(6억1100만달러)의 피해를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사고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9만5000달러선이 붕괴됐고, 23일 오후까지 9만6000달러선에서 거래되는 약세장이 이어졌다. 2018년 설립된 바이비트는 하루 평균 거래액이 360억달러(약 51조7860억원)가 넘는다.
디크립트는 긍정적 신호로 비트코인 금융 서비스 기업 폴드(Fold)가 나스닥(Nasdaq)에 상장한 점을 주목했다. 그러나 폴드의 주가(FLD)는 상장 직후 10달러에서 시작해 13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시장 혼란으로 금요일 종가 기준 7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시장 불안정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폴드의 상장은 비트코인 산업의 주류화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디크립트는 비트코인 기반 대표 밈코인인 DOG•GO•TO•THE•MOON(DOG)이 솔라나(Solana) 네트워크로 확장된 것도 언급하며, 비트코인 생태계의 확대가 시장 활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DOG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가 대비 72% 하락한 상태여서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디크립트는 단기적으로 9만5,000달러 선을 지지선으로, 10만 달러 돌파 여부가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바이비트 해킹 사건의 여파가 진정되면 기관 매수세가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ETF 자금 이탈 등의 악재가 지속될 경우 비트코인의 단기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