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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방 관광객, 5년 만에 방북…“북한, 빈곤 감추려 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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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방 관광객, 5년 만에 방북…“북한, 빈곤 감추려 하지 않아”

독일 출신 여행 인플루언서 루카 페어드멩게스가 지난달 북한 라선 경제특구를 방문한 모습. 사진=루카 페어드멩게스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출신 여행 인플루언서 루카 페어드멩게스가 지난달 북한 라선 경제특구를 방문한 모습. 사진=루카 페어드멩게스
북한이 서방 관광객들에게 국경을 다시 개방한 가운데 최근 방북한 한 독일 여행객이 북한의 빈곤이 예상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다고 전했다.

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독일 출신 여행 인플루언서 루카 페어드멩게스는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서방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북한은 올 초부터 서방 관광객의 입국을 다시 허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페이드멩게스는 지난달 북한의 나선 경제특구를 다녀온 후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이드들이 빈곤을 감추려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난한 현실이 그대로 보였다”고 밝혔다.
페어드멩게스는 북한 입국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통제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 훈춘시에 위치한 북한과 접경 지대인 권하를 통해 북한으로 입국했으며 일부 여행객들은 휴대전화 검사를 받기도 했다. 페어드멩게스 본인은 휴대폰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입국하자마자 광고판 같은 것은 전혀 없는 대신에 모든 벽이 선전물과 지도자의 초상화, 국기로 가득 차 있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도 여전히 엄격해 가방을 소독기에 통과시키고 거리에서도 80% 이상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페어드멩게스는 5일간 북한에 머물면서 외국어 학교, 쇼핑센터, 김일성·김정일 동상 등을 방문했다. 그는 “관광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기획된 느낌이었으며 마치 학교에서 가는 단체 여행을 온 것 같았다. 버스 좌석도 배정됐고 가이드가 절대 우리를 홀로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북한의 빈곤이 숨겨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페이드멩게스는 “라선 지역은 평양보다 훨씬 가난해 보였으며, 시골에서는 농부들이 여전히 소달구지를 끌고 다녔다”고 밝혔다.

그는 “가이드들은 농촌의 낡은 집들을 촬영하지 말라고 엄격하게 지시했지만 창문을 가리는 등의 조치는 없었고 빈곤한 실정을 부정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에서 놀라운 점 중 하나는 북한에도 스마트폰과 제한적이지만 인터넷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페어드멩게스는 “북한에서도 좋은 직업과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자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서 서구권 게임의 북한판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며 “특히 ‘클래시 오브 클랜’의 북한 버전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대한 세상의 인식은 단편적이지만 직접 가보니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며 “언젠가 다시 방문해 더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