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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포춘500 기업열전] GM(하)...무너지는 미국의 자존심, 도요타에 빼앗긴 자동차 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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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포춘500 기업열전] GM(하)...무너지는 미국의 자존심, 도요타에 빼앗긴 자동차 패권

글로벌이코노믹의 기뢱특집, 포천 500 거대기업탐구 GM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경제학 박사)이 집필했다.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의 기뢱특집, 포천 500 거대기업탐구 GM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경제학 박사)이 집필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1929년 마침내 새 역사가 열렸다.

GM이 포드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것.
이후 2008년까지 무려 79년 동안 단 한 번도 선두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그야말로 질주에 질주를 거듭했다.

2차대전때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탱크와 항공기까지 만들어 연합군 측에 납품했다.

슬로언은 1944년까지 무려 23년 동안 CEO를 맡았다.

1937년부터는 이사회 의장까지 겸직했다.

1956년 의장직에서 물러나고도 죽을 때까지 명예회장을 맡았다.

대공황과 2차 대전 그리고 전후개발 등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가면서 GM 신화를 만들어나갔다.
유가파동이 밀어닥치면서 시련이 찾아왔다.

유가가 오르자 소비자들이 연비가 낮은 차로 몰렸다.

연비보다는 쾌적성에 더 큰 비중을 두어왔던 GM으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일본기업들은 소형차생산에 주력하고 있었다.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중형 또는 대형에 주력하면서 소형을 포기하다시피하자 틈새전략으로 파고든 것이다.

유가파동을 거치면서 일본자동차기업들이 부쩍 컸다. 한국 등 개도국 자동차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너무 오랫동안 ‘1등병’에 취해 있었던 탓이었을까.
뷰익 로고.
뷰익 로고.


GM은 후발주자들의 도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오히려 이미 퇴직한 노조원에까지 의료보험료를 대주는 등 방만경영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졌다.

그즈음 공장을 확장한답시고 빚을 특히 많이 끌어들였던 GM으로서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2009년 9월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른다.

GM은 이 와중에도 살아남았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라는 이른바 ‘국민기업론’에 호소하는 작전이 통했던 것이다.

정부로부터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아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은 대부분 소각됐다.

채권단의 권리도 사라졌다.

GM의 주인이 모두 바뀐 셈이다.

구조조정의 이름 아래 직원도 3만 명 이상 잘렸다.

소유권면에서 본다면 국영기업이나 다름없다.

이름은 그대로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변신을 한 것이다.

다시 출발한 GM은 2011년에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로 휘청거리면서 어부지리를 챙긴 것.
GM 특집기사 전문.
GM 특집기사 전문.

양적완화로 미국경제가 살아나면서 그 낙수효과가 GM에도 떨어졌다.

글로벌위기가 수습되면서 주변환겨잉 급속히 좋아진 것이다.

리콜사태를 수습한 도요타가 다시 치고나오면서 GM은 다시 2위로 밀려났다.

이번에는 GM이 리콜의 덫에 걸렸다.

점화스위치 불량으로 연이어 사망사고를 일으키면서 문제가 됐다.

GM은 올 초 벽두부터 8만3572대 리콜을 단행했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과 픽업트럭 등을 대거 돌린 것.

2011년부터 2012년까지의 기간 중에 판매된 타호 (Tahoes), 쉐보레 실버라도 HD (Chevrolet Silverado HDs), 실버라도 LD (Silverado LDs), 서버번 (Suburbans), GMC 시에라 LD (GMC Sierra LDs), 시에라 HD (Sierra HDs), 유콘 (Yukons), 유콘 XL (Yukon XLs) 그리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Cadillac Escalades) 등도 리콜했다.

불량 점화스위치로 운전 중이던 자동차가 느닷없이 멈추거나 충돌을 해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 문제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로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제너럴 모터스 차량 이용자 중 무려 4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한 소송도 무더기로 제기되어있다.

GM의 점화스위치 불량이 공식으로 제기된 것은 2014년 2월이다.

점화스위치 불량으로 운전 중인 차가 돌연 멈추어버리거나 장애물과 충돌할 때에 시동 중단이 꺼지면서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 등 이상이 보고된 것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제너럴 모터스는 지난해 무려 46번이나 리콜을 했다.

점화스위치 불량 사건은 회사가 그 결함을 알고도 대당 57센트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묵살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회적 비난이 폭발했다.

지난 2001년 ‘새턴 이온’ 개발연구팀이 제품 테스트 중 점화스위치에서 이상을 발견했으나 비용 문제로 그냥 덮어버렸다는 것 다.

의회청문회 과정에서 “당시 점화스위치 안 스프링 부품의 강도를 높였다면 사고는 터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에 소요되는 비용은 대당 57센트였다”는 사실이 지난해 4월 뒤늦게 밝혀졌다.

GM 연구팀은 디자인만 변경해놓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허위로 보고했고 결함을 안은 채로 2003년 ‘새턴 이온’을 시장에 내놓았다.

2004년에는 ‘새턴 이온’의 자매모델인 ‘쉐보레 코발트’에서도 점화스위치 이상이 보고됐지만 이 역시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대형사태로 확산시켜버린 셈이다.

57센트를 아끼기 위해 알면서도 결함을 은폐하여 사망사고까지 야기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분개하고 있다.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되살아난 제너럴 모터스가 점화장치 불량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GM이 곧 미국”이라고 했던 미국인들의 자존심도 단돈 57센트를 아끼기위한 사실상의 고의 불량 앞에서 한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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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연구소 소장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