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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이슈진단] 일본 엔저 끝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양적완화 수정발언의 진의와 엔화환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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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이슈진단] 일본 엔저 끝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양적완화 수정발언의 진의와 엔화환율 전망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일본의 환율 정책이 중대한 변화를 맞고 있는 듯하다.

가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10일(현지시간) 일본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엔화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할 때 엔저가 상당히 진행되었다”면서 “ 지금 이 상황에서 엔저로 더 기우는 일은 있을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매우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그가 실제로 환율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책임자라는 사실에 비추어 결코 예사로운 발언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환율을 움직일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중앙은행 총재가 앞으로의 환율을 예측했다는 것은 그런 방향으로 환율을 몰고 가겠다는 일종의 정책방향 제시라고도 볼 수 있다.

확대해석하면 양적완화의 중단 또는 축소로도 볼 수 있다.
일본은행의 구로다 총재가 엔저가 종식되었다는 발언을해 주목을 끌고있다. 구로다 총재 발언의 배경과 앞으로의 일본 엔화 환율을 전망을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을 통해 들어본다.
일본은행의 구로다 총재가 엔저가 종식되었다는 발언을해 주목을 끌고있다. 구로다 총재 발언의 배경과 앞으로의 일본 엔화 환율을 전망을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을 통해 들어본다.


더구나 이날 발언이 의회라는 중차대한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구로다 총재의 말을 단순한 넋두리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더 이상 엔저를 유도하는 정책을 전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의회에 보고하면서 그와 관련한 동의를 받아내기 위한 발언에 가깝다.

구로다 총재는 왜 변신을 한 것일까?
우선 국제사회의 엔저에 대한 저항과 반발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 독일에서 열린 G7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엔저로 많은 기업들이 고통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엔저로 야기된 달러강세와 그로 인한 수출기업의 불만을 대변한 말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은 일본 엔저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양적완화를 앞장서 권유한 것도 미국이었다.

일본이 살아야 세계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최근 들어 미국 수출업체들이 엔저와 달러강세의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의 입장이 다소 바뀌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의 실물지표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 것도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엔저 종식 발언을 하게 된 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의 1분기 성장률은 연율로 3.9%였다.

유럽과 미국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아직도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고 있고 소비도 활성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총체적인 거시지표가 다른 선진국보다는 호전된 것만은 분명하다.

환율과 직결된 지표인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많이 좋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의 눈치를 보면서 빠른 속도의 엔저를 유도할 필요는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재정립하고 있는 듯하다.

10일 중의원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엔저로 인해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다는 등의 그동안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구로다 총재는 특히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추가로 급격한 엔저가 발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발언도 했다.

미국 금리인상을 더 이상 엔저로 연결시키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엔저는 그동안 한국 경제를 억눌러왔던 최대의 위협이었다.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돈을 관리가 일본의 중앙은행 총재가 지나친 엔저의 부작용과 국제사회의 엔저에 대한 피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로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김대호 연구소 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